설 연휴에 근무서다 뇌출혈로 숨진 기관사의 안타까운 ‘가방’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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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도시철도노조]

[사진 도시철도노조]

설 연휴 근무 때문에 사무실에서 휴식을 취하다 뇌출혈로 쓰러졌던 지하철 기관사가 끝내 숨졌다.

A씨는 설날 당일인 28일 오후 2시쯤 어린이대공원역 노조사무실에서 휴식을 취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그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주간근무를 마친 상태였으며 발견 당일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야간근무를 할 예정이었다.

도시철도 관계자는 “A씨 집이 대전이어서 집에 다녀오는 대신 사무실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그가 남긴 가방 속에는 허기를 달랠 컵라면과 귤 6개, 생수병 하나가 들어 있는 것이 전해지면서 동료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도시철도 관계자는 “불규칙한 근무 시간 때문에 끼니를 제때 챙겨먹기 힘들어 컵라면, 귤 등의 끼니거리를 들고 다닌다”며 열악한 기관사들의 근무 환경을 전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노조와 서울시 등으로 이루어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기관사 근무환경 개선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김서환 인턴기자 kim.seo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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