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노래자랑 차별대우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오는 11일로 예정된 KBS '전국노래자랑' 평양 공연을 앞두고 방북 참관단의 일원인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국회의원 자격이 아닌 일반인 자격으로 방북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나라당 의원이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북한 측의 이 같은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KBS 측은 '전국노래자랑'을 예정대로 개최하되 한나라당 의원을 포함한 전체 참관단 1백6명의 방북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한나라당 고흥길(高興吉)의원은 6일 "지난 4일 북한이 민화협실장인 이금철 명의로 KBS 측에 공문을 보내 '참관단에 속해 있는 한나라당 성원들이 의원 자격이나 국회 문화관광위원 자격이 아닌 다른 소속이나 직책으로 올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高의원은 "5일 밤 KBS 측에서 이런 내용을 전달받고 북한 측이 그런 조건 하에서만 우리 당 의원들의 방북을 허가한다면 이번 방북에 불참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KBS 측에 통보했다"고 했다.

방북 참관단에는 조부영(趙富英)국회 부의장과 한나라당 의원 5명, 민주당 의원 4명 등 모두 10명의 국회의원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KBS 측은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의 주장을 부인했다.

'전국노래자랑' 평양 공연을 추진해온 최정길 KBS 남북교류협력단 부주간은 "지난 5일 북한 측에서 鄭회장의 사망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데 정치인이 대규모로 방북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전해와 참관단 전체의 방북을 취소하는 쪽으로 내부 의견을 모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高의원은 "이금철 명의의 공문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고 재반박했다.
신예리.박승희 기자pmas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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