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필리핀 경찰이 한국인 관광객 상대 강도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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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거주하던 한인이 현지 경찰에 의해 납치, 살해된 데 이어 필리핀 경찰이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인 사실이 밝혀졌다.

25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주필리핀 대사관에 한국인 관광객 2명이 현지 경찰에게 현금을 빼앗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골프 관광차 필리핀 앙헬레스를 방문중이던 신고자들은 전날 경찰이 숙소에 들이닥쳐 “불법 온라인 도박 혐의다 있다”며 인근 파출소로 자신들을 연행했다고 주장했다. 파출소에서 경찰은 피해자들의 소지품을 무단으로 압수하고 금품을 갈취했다.

주필리핀 대사관은 사건 접수 직후 앙헬레스 영사협력원을 피해자들의 숙소로 보내 피해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대사관 총영사는 필리핀 경찰청 차장에게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문서를 송부했다. 대사관은 경찰 비리를 전담 조사하는 필리핀경찰위원회에도 해당 사건에 대해 알렸다.

필리핀 당국은 이달 6일 사건에 연루된 현직 경찰관 7명을 적발해 직위해제했다. 또 이들을 제한적 유치 상태(대상자는 경찰청 영내를 벗어날 수 없으며, 벗어날 경우 1대1경호)에서 감찰조사하는 등 징계절차에 착수했다. 필리핀 경찰청 우야미 차장은 7명에 대한 형사 절차를 진행중이며, 조만간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라고 한국 측에 알려 왔다. 앞서 지난해 10월 한국인 사업가 지모(53)씨가 마약 관련 혐의를 날조한 전·현직 부패경찰들에 의해 납치, 살해됐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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