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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한국인 상대 범죄 정황 또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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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앙헬레스에서 한인 자율 파출소와 경찰서가 협력해 한인타운을 순찰하며 범죄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한인 자율 파출소와 경찰서가 협력해 한인타운을 순찰하며 범죄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필리핀 앙헬라스 지역에서 한국인이 현직 경찰의 범죄 대상이 된 사례가 추가로 발견됐다. 경찰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GMA 뉴스 등 현지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앙헬레스 지방경찰청장에게 확인한 결과 한국인이 범죄 피해를 본 또 다른 사례가 있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델라로사 청장은 “(한국인 사업가 납치·살해 사건처럼) 납치된 것이 아니라 무장강도에 가깝고 피해자는 목숨을 잃지 않았다”면서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발생했다”고 말했다.

델라로사 청장은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공개하지는 않은 채 앙헬레스 지방경찰청이 경찰관의 관여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앙헬라스 지역에서는 지난해 10월에 한국인 사업가가 현지 경찰에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현지 경찰이 마약 관련 혐의를 날조한 것이다. 이 사업가는 마닐라의 경찰청 본부로 끌려간 뒤 목이 졸려 살해됐다. 시신은 전직 경찰관이 운영하는 화장터에서 소각돼 화장실에 버려졌다.

범인들은 이를 숨긴 채 지씨의 가족들로부터 500만 페소(약 1억 2000여만원)의 몸값을 뜯어냈다. 필리핀 검찰은 최근 이와 관련해 현직 경찰관 2명 등 7명을 납치와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주모자로 지목된 경찰관이 상부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이 일로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델라로사 청장에 대한 재신임 의사를 밝혀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부유한 사람들로 인식되는 한국 교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필리핀에서 증가하는 추세다. 현지에서 목숨을 잃는 한국인은 2013년부터 매년 10명 내외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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