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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정밀 제작한 비비고…향과 맛은 ‘만두 감별기’가 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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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0일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성형기를 통과한 냉동 만두 제품 ‘비비고 왕교자’가 벨트를 타고 증숙기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CJ제일제당]

20일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성형기를 통과한 냉동 만두 제품 ‘비비고 왕교자’가 벨트를 타고 증숙기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CJ제일제당]

20일 방문한 CJ제일제당의 인천냉동식품공장은 냉동만두 제품 ‘비비고 왕교자’의 생산 전진기지다. 이 회사는 지난해 ‘비비고 왕교자’로 1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초에 한 봉지 꼴로 팔린 이 제품은 출시 3년 만에 국내 냉동만두 시장점유율 40%를 차지하며 1위 브랜드로 떠올랐다.

CJ 냉동 만두 공장 가보니
작년 1600억 매출, 시장점유율 40%
중국·미국공장서도 동일 기술 적용

이 공장에서는 하루 평균 80t(24시간 3교대 근무), 최대 120t의 만두를 생산한다. 공장 내부는 재료 전처리-성형-찜-냉동-포장으로 구분된다. 기존 냉동만두가 고기와 채소를 갈아서 만두소를 만든 것과 달리 왕교자는 각각의 재료를 칼로 큼직하게 썰어 한데 섞는다. 조철민 인천냉동식품공장 공장장은 “깍두기 모양으로 절단하는 ‘사각썰기’ 방식으로 돼지고기를 가공해 원물감과 육즙을 동시에 살렸다”고 설명했다.

비비고 왕교자의 만두피 두께는 0.7㎜다. 반죽을 3000번 이상 치대 쫄깃함을 살렸다. 둥글게 찍어낸 만두피 위로 24g 중량의 만두소가 일정하게 떨어졌다. 일반적인 만두 속 중량이 8g인데 반해 3배가량 많은 양이다. 육즙을 차갑게 만들어 고체 형태로 만두소에 집어넣는 것도 CJ제일제당이 자체 개발한 기술이다. 소비자가 만두에 열을 가하면 육즙이 액체로 변해 풍미를 더한다. 이어 성형기가 만두를 반으로 접어 주름을 잡아 완성한다. 이렇게 빚은 만두는 곧장 섭씨 99도의 찜통기로 들어간다. 5분간 찐 만두는 모락모락 김을 내며 급속 냉동기를 통과한다. 열효율을 위해 섭씨 20도의 예냉실을 거친 후 영하 40도의 동결기에서 18분 간 급속 냉동한다. 동결기를 거친 냉동만두는 선별을 거쳐 최종 포장에 이른다. 이때 지난해 10월 130억원을 투자한 2차 증설 과정에서 새롭게 추가된 기능이 있다. 바로 ‘전자 맛 감별기’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제조할 때 주로 쓰는 감별기는 만두의 향과 맛 등 품질을 수치로 구분한다. 고기나 채소의 향이 기준치보다 과하거나 부족하면 즉시 걸러내 늘 일정한 맛을 구현하도록 했다.

인천냉동식품공장의 기술·공정은 중국과 미국 현지 공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다만 현지인의 입맛을 고려해 중국에선 옥수수·양배추를 넣은 제품을, 미국에선 치킨·고수를 재료로 한 왕교자를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현지화 전략으로 지난해 해외 만두시장에서 약 1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베트남 냉동식품업체 ‘까우제’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러시아 만두업체 ‘펠메니’를 사들였다. 중국 광저우 공장 규모를 3배로 늘리는 공사를 시작했고, 연내 베이징 인근에 신규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은 “식품사업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며 “신제품이 나오면 SNS 등을 통해 소비자가 즉각 반응하고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늘기 때문에 생산라인을 늘릴지 여부를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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