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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동맹에게도 '미국 우선주의' 요구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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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이 순간부터 모든 것이 바뀐다. 트럼프 신임 미국 대통령 취임사의 핵심이다.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낮 12시(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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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험이 없는 사업가 출신이 대통령에 취임한 것은 미 역사상 처음이다. 또한 만 70세(1946년 6월14일생)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는 이날 17분 간의 취임사에서 "이 순간부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수십 년간 우리의 것으로 다른 나라들을 지켜왔다"며 "하지만 이제부터 모든 무역·세금·이민·외교에 관한 모든 결정은 미국의 노동자와 미국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나라들과 우정은 쌓겠지만 모든 국가들이 그들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이 '권리'라는 이해(합의)아래 행동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 삶의 방식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따라야 할 모범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존하는 동맹들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동맹들을 찾겠다"고도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했다. 전날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축하공연에 참석한 트럼프와 부인 멜라니아.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했다. 전날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축하공연에 참석한 트럼프와 부인 멜라니아. [AP=뉴시스]

기존의 국제질서에 구애받지 않고 미국에 불리한 무역협정, 방위비 분담금 등을 과감히 동맹국에도 문제삼겠다는 뜻을 직설적으로 밝힌 것으로 향후 한·미 관계에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는 또 "우리는 (피부색이) 검거나 갈색이거나 백인이거나 상관없이 모두 애국자의 피가 흐르고 같은 자유와 같은 미국 국기를 지니고 있다"며 "우리 미국은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종 간 갈등 해소에 노력할 뜻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신임 미국 대통령. [사진 유튜브 영상 캡쳐]

도널드 트럼프 신임 미국 대통령. [사진 유튜브 영상 캡쳐]

이날 대통령 취임식은 상·하원 의원들과 대법관, 외교사절 등 귀빈 1600명과 일반인 90만 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전 11시30분부터 미 의회의사당 앞에서 거행됐다. 트럼프는 이날 낮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제 16대 대통령이 사용했던 성경과 모친이 줬던 성경에 손을 얹고 "나는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최선을 다해 미국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고 선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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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관전 포인트는 취임 첫날인 20일이다. 트럼프는 최근까지 취임 첫 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 멕시코 국경에 장벽 건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  오바마케어 폐기, 불법이민 체류자 추방 착수를 선언하겠다고 했다. 이 약속이 과연 첫날 어느 정도 현실할지에 따라 향후 트럼프가 타협없는 초강경 노선으로 일관할 지 혹은 어느 정도 현실을 인정하며 타협 노선으로 대전환할 지 가늠할 수 있다. 내치 우선으로 갈지 내치·외교 동시진행으로 갈 지도 주목된다. 트럼프의 도전은 우리에게도 그동안 가보지 못한 길을 가는 미증유의 경험이 될 수 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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