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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늘어날지″막막〃|피해액 이미 6천억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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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A급태풍 다이너의 진로가 한반도를 향해 곧바로 북상을 계속하자 30일밤 늦게까지도 초긴장상태에 있던 중앙재해대책본부는 다이너가 다행히도 대한해협을 통해 빠져나가자 모두들 10년감수를 했다며 안도의 한숨. 그도 그럴것이 다이너의위력이 지난 59년 기록적인 피해를 가져왔던 태풍 사라와 맞먹는 수준인데다 금년들어 태풍셀마, 중부지방호우등 8차례의 크고 작은 수해로 인해『도대체 재해대책본부는 무얼하는 곳이냐』 는 식의 여론이 비등해왔기 때문이다. 아직 태풍 다이너로 인한피해액은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이것을 제외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수재에 따른 피해액만도 무려 6천1백억원.
30일밤 다이너의 한반도 상륙이 확실하다는 기상대예보가 나오자 재해대책본부 관계자들은『하늘도 야속하다』며『신문이 고십만 안쓴다면 돼지머리를 갖다 놓고 단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한마디씩.
만약 다이너가 당초 예상대로 상륙했더라면 아무리 예방책을 강구하더라도 또다시수천억원의 피해와 상당한 인명피해가 불가피했을것 이라는 이야기다.
31일 밤늦게 중앙재해대책본부를 방문한 김영삼민주당총재도 현황을 보고받고 나서『허참, 왜 이렇게 수해가 연속되는지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만약 태풍이닥치면 주의하는것 이외에는달리 방도가 없는것 아니겠소』라면서 긴 한숨만 내쉬다가 돌아갔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그동안의 수해에서 여러차례 여론의 도마에 올랐던 탓인지 이번 다이너를 맞는 방재태세는 과거 어느때보다도 짜임새가 있어 보였다. 피해집계의 속도가 종래보다 빨라졌을뿐만 아니라 통신반·도로반·수산반등의 별도팀들을 신설해 상황파악채널도 세분화시켜 판단과 대처가 그전보다다소 신속· 정확해진 느낌.
관계부처의 협조 자세도 달라져 선박대피를 책임지고있는 수산청 항만청을 비롯해 각 시·도에서도 훨씬 적극적으로 중앙의 지시에 따라주고 있다는 것. 지난번 셀마때 40여명의 떼죽음을 초래했던 새우잡이 무동력선 (속칭 멍텅구리배)은 그런 배가 있는지 조차 재해대책본부도 모르고 있었다.
결국 고생을 하면서도 좋은 소리 못들어왔던 재해대책본부로서는 그래도 그동안의수재속에서 상당한 노 하우를 축적한 셈.
○…그러나 전례없던 금년수해를 계기로 엉성한 현행방재체계를 기본적으로 재검토해야한다는 자생의 소리가 정부안에서도 높다. 우선 주무부처인 건설부안에서부터 한직으로 치부되고있는 형편인데다 평소에는 있으나 마나한 부서로 여기다가 장마철이 다가와야 시골장 서듯이 상황실에 전화 몇대 차려놓고 습관적으로 좌판을 벌이는 식을 되풀이해 왔으니 무슨「정책」을 생산할수 있었겠느냐는 지적이다.
더구나 방재책이나 응급처치과정에서「사람」을 거머쥐고 있는 내무부와의 불협화음으로 그저 말뿐인 「철저지시」와「대비만전」으로 그쳐왔던 점도 부인할수 없는실정.
현행체제는 중앙재해대책본부장인 건설부장관밑에 부이사관인 방재계획관을 실무책임자로 해서 수자원국의 지원을 받고있는 형편인데 예산이나 인원면에서 정책을 입안하고 금년같은 잇따른 대형재해를 감당해 낼수 없다는것.
따라서 건설부측도 이번기회에 방재국을 별도로 신설해서 재해에 대한 근본적인정책입안을 비롯해 비상시의보다 효율적인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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