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분규 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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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거제=저상천기자】한때 주춤했던 대우옥포조선 노사분규가 19일 다시 고개를 들어 2천여 근로자들이 중장비를 앞세우고 심야 가두시위를 벌여 해안간선도로가 막히고 시위차량이 진압전경을 덮쳐 3명 중경상을 입는 등 과격양상을 띠면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회사로 돌아가 철야농성을 벌인 근로자들은 20일 상오에도 1천5백 여명이 회사운동장에서 계속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상오 10시 노사대표 각각 4명씩이 본부건물 회의실에서 협상을 별였다.
◇해안간선 도로차단=옥포대우조선 근로자 2천 여명이 농성12일째인 19일 하오7시40분쯤 지게차6대 등 중장비를 앞세우고 회사밖으로 진출, 해안도로를 따라 가두시위를 벌여 장승포∼옥포간 해안도로가 1시간동안 불통됐다.
◇시위차량 전경피습=시위대가 하오8시20분쯤 회사 서문앞 3백m쯤 접근했을 때 시위대가 탄 대자조선소속 경남1다8153호 픽업트럭이 대치중이던 전경을 덮쳐 충무경찰서소속 김수원상경(23)이 전치6개월의 중상을 입었으며 조창래순경과 최영재의경이 부상했다.
또 시위과정에서 시위대는 최루탄을 쏘며 저지하는 경찰에 투석전으로 맞서 근로자 1명이 최루탄에 맞아 부상했으며 진압경찰 2명도 돌맹이에 맞아 다쳤다.
◇가두시위=하오2시부터 본부건물에서 열린 노사실무회담이 노조측이 약속한 2시간보다 길어지자 종합운동장에서 농성을 벌이던 일부근로자들이 『실력행사를 하자』고 선동, 회사밖으로 진출하면서 시작됐다.
시위대는 「임금인상」등의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구호를 외치며 장승포에서 옥포 쪽 왕복 2차선 도로를 따라 2m쯤 시위를 벌이다 회사 서문앞에서 대기하던 전경5개 중대 8백 여명과 대치, 20여분간 투석전을 벌이다 경찰에 밀려 회사안으로 들어가 철야농성했다.
◇차량시위=시위대중 일부는 픽업트럭과 1·5t타이탄 트럭에 나눠 타고 장승포·옥포 등 거제군일대를 돌며 하오11시까지 차량시위를 벌였으며 타이탄트럭에 탄 근로자30여 명은 하오10시쯤 회사측대표숙소인 옥포관광호텔과 대우조선 관리직 사원아파트를 돌며 『협상에 응하라』 는 등의 구호를 외쳐 호텔의 경비가 강화되기도 했다.
◇노사다툼=대우조서근로자들은 지난8일 임금을 일률적으로 7만원씩 올리고 보너스를 4백%에서 6백%로 올릴 것 등 14개항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가 회사측이 난색을 표하자 임금 5만원인상·보너스는 임금인상 때 검토해줄 것으로 수정요구하고 퇴직금누진제는 철회했었다.
그러나 회사측은 『최근의 조선업 불황으로 작년에 4백30억 원 적자를 보고 올해도 5백 억원 적자가 예상돼 기본급을 5만원으로 올릴 경우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한다』며 임금을 1만5천 원씩 올려주겠다고 제의, 분쟁이 계속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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