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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속엔 단백질, 겉엔 탄수화물 영양 버무려 빚은 만두 한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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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만두, 군만두, 비빔만두, 만둣국…. 만두는 먹는 사람의 식성과 취향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신한다. 특히 설 명절 대표음식 떡국과도 찰떡궁합을 이룬다. 최근엔 큰 만두, 이른바 ‘왕교자’ 열풍이 드세다. 기존 만두 제품보다 만두소가 세 배가량 많아 식감과 맛이 풍부한 것이 특징. 닭의 해를 맞아 닭고기를 주재료로 하는 만두도 눈길을 끈다. 전문가 2인의 도움을 받아 ‘왕교자 3인방’의 맛을 비교해 보고, 만두를 더 건강하게 먹는 법도 알아보았다.

한입에 쏙 넣는 순간 갖가지 맛과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만두는 완전식품에 가깝다. 채소의 비타민·미네랄, 고기의 단백질·지방, 만두피의 탄수화물이 골고루 들어가 맛과 영양적인 면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속재료를 잘게 다지고 찌거나 삶는 조리 과정을 거치면서 소화기관의 부담도 확 줄어든다. 만두의 맛을 좌우하는 만두소는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를 주재료로 한다.

만두의 건강학

최근 만두소의 재료로 떠오른 닭은 한방에서 반기는 식재료다. 한방에 따르면 닭고기는 성질이 따뜻해 기를 보하고 골수를 보강한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체질개선클리닉 황민우 교수는 “식욕이 없거나 소화불량으로 몸이 야윌 때 닭고기를 먹으면 기운이 나고 몸이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닭고기는 단백질이 풍부하면서 지방질이 적어 소화흡수가 잘된다. 메티오닌(아미노산의 일종)·니아신 같은 영양소가 풍부해 피로감을 줄이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또 비타민 B12가 풍부해 겨울철 피부를 매끄럽게 가꾸는 데 도움을 준다.

닭고기 만두소 소화 잘 돼

만두를 먹을 때 간장을 찍어 먹는 건 피하는 게 좋다. 강동경희대병원 이정주 영양파트장은 “만두소에 간이 배어 있는데 습관상 간장을 찍어 먹거나 김치·단무지와 함께 먹으면 나트륨 섭취량이 일반 식사 때보다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다 섭취한 나트륨을 체외로 내보내는 역할은 칼륨이 맡는다. 칼륨은 양상추·케일·치커리·비타민·겨자잎 같은 잎채소류에 풍부하다. 따라서 만두에 잎채소류 샐러드를 곁들이면서 과일·요거트와 함께 먹으면 균형 잡힌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찐만두는 표면이 납작한 것보다는 둥근 형태가 집에서 조리할 때 터지지 않아 좋다. 군만두는 찐만두보다 딱딱하게 요리되므로 피가 얇은 것을 선택한다.

왕교자 3인방 맛 비교

하림 ‘꿩 대신 닭 왕교자’ 
이보은 요리연구가

이보은 요리연구가

만두피가 얇고 부드럽다. 두께는 얇지만 차져 잘 찢어지지 않는다. 만두소도 꽉 차 있고 만두피와 겉돌지 않는다. 만두소의 고기 함량이 많고 육즙이 풍부하다. 닭 풍미가 다른 채소와도 잘 어울린다. 인스턴트 식품의 느낌이 적다. 닭의 누린내를 잘 잡아냈다. 단, 파·후추의 향이 강하고 단맛이 강해 평소 싱겁게 먹는 사람에겐 약간 부담될 수 있겠다. 구울 때 현미·미강·견과유 같은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면 좋다.

이은숙 쿠켄 편집장

이은숙 쿠켄 편집장

만두피가 얇으면서 쫄깃하다. 구우면 만두소가 살짝 비쳐 식욕을 자극한다. 속이 꽉 차 먹음직스럽다. 한입 베어물면 고여 있던 육즙이 입안으로 흘러 들어온다. 샤오룽바오(小籠包·중국식 만두요리)를 연상케 한다. 만두 세 종류 중 가장 짭조름하다. 간장을 찍어먹지 않아도 될 정도다. 간을 하지 않은 양상추를 곁들이면 짭조름한 맛을 중화하면서 아삭한 식감을 더한다.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 팀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 팀

콜라겐이 든 닭발 육수로 빚어서 그런지 만두소의 육즙이 풍부하다. 육즙이 뚝뚝 떨어질 정도다. 딤섬·샤오룽바오 전문점의 만두 풍미가 난다. 만둣국·떡국용으로 적합하다. 대신 뜨거운 육즙이 갑자기 흘러나와 먹을 때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만두소는 고소하고 담백하다. 닭고기가 뭉글뭉글하게 으깨져 있어 식감이 부드러운 대신 아삭한 느낌은 떨어진다. 익숙한 맛은 아니어서 별미로 추천된다.


CJ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

이보은 요리연구가

이보은 요리연구가

만두피가 적당히 얇으면서 쫄깃해 씹는 맛이 좋다. 속재료 중 고기 양은 적은 편이지만 부재료가 풍부하다. 국산 돼지고기와 속재료 비율이 전체적으로 적당하다. 특히 탱글탱글한 당면이 들어 있어 씹는 맛을 살린다. 고기 식감이 약간 질척거리고 기름져 살짝 느끼한 감이 있다. 큰 만두피에 비해 만두소 양이 적어 탱글탱글한 느낌보다는 입안에서 흩어지는 느낌이 든다.

이은숙 쿠켄 편집장

이은숙 쿠켄 편집장

만두피가 차지고 쫄깃해 씹는 맛이 좋다. 육즙도 촉촉한 편이다. 보편적인 냉동만두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익숙한’ 맛이라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돼지고기·두부·부추 등 음식 재료가 잘 어우러져 담백한 맛을 낸다. 두께가 적당하고 쫄깃쫄깃한 만두피가 매력적이다. 기름에 굽거나 튀기는 것보다는 쪄서 보들보들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즐기는 것을 권한다.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 팀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 팀

3000번 이상 치대어 반죽한 만두피가 차지고 쫀득쫀득하다. 만두피가 짭조름한 맛을 중화한다. 고기·채소의 비율이 적당하게 어우러진다. 세 제품 중 만두소에 당면이 가장 많이 보인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 있지만 채소가 많이 들어가 향이 풍부하다. 속재료가 알알이 씹히는 식감이 재밌다. 갈지 않고 칼로 썬 돼지고기를 사용해 원물 그대로의 조직감이 입안에 가득 찬다.

동원F&B ‘개성 왕교자 만두’

이보은 요리연구가

이보은 요리연구가

만두피가 전체적으로 차지지만 주름 부위는 좀 질기다. 만두소에서 특유의 향이 난다. 제주산 돼지고기의 고유 향보다 양념향에 가깝다. 익숙한 향은 아니어서 먹을 때 살짝 튀는 감이 없지 않다. 만두소의 고기 입자가 커 씹는 맛이 좋다. 고기 질감은 좀 퍽퍽한 편. 당면도 탱글탱글함이 좀 떨어진다. 만둣국을 끓일 때 닭 육수를 사용하면 궁합이 맞을 것 같다.

이은숙 쿠켄 편집장

이은숙 쿠켄 편집장

만두피가 두껍고 만두 주름이 넓은 편. 상대적으로 만두소의 양도 적은 느낌이다. 세 만두 중 간이 가장 약하다. 순하고 부드러운 맛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자극적인 맛을 즐기는 사람에겐 만두 맛이 다소 밍밍할 수 있다. 만두를 튀기거나 구워 먹을 때 오리엔탈 드레싱을 뿌린 샐러드를 곁들이면 밍밍한 맛을 보완할 수 있다. 쇠고기·사골 육수를 사용하면 맛이 훨씬 풍부해진다.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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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팀

만두피가 두꺼워 튀기면 바삭함이 더 커진다. 만두소에는 당면·고기·채소가 골고루 들어 있다. 제주 청정지역에서 자란 돼지가 주재료라는데 돼지고기의 잡내는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생강·부추·마늘의 톡 쏘는 향이 강한 편. 향을 제외하곤 전체적으로 맛이 개운하면서 담백하다. 도드라진 특색이 없고 평범한 맛이라 무난하게 먹을 수 있다. 찹쌀·찰보리·감자가루로 만든 만두피가 쫄깃하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사진=각 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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