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화장실이 달랑 칸막이 하나로 구분돼있는 공용 화장실에 들어서는 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옆에서 나는 작은 숨소리마저 불편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 고객들의 불편을 덜어주려고 건물 주인이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있다.
바로 '리코더'와 '꽹과리'다.
몇 달 전 온라인에 '피리 부는 화장실'이란 이름으로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화장실 벽에 리코더가 걸려 있고 안내문이 붙어있다.
남녀 화장실을 분리하지 못했습니다. 정 소리가 신경쓰이시는 분은 리코더를 연주하세요."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배꼽을 잡았다.
주인의 배려와 재치가 돋보였지만 진짜 저 리코더를 연주했다는 사람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피리 부는 화장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나왔다.
이른바 '꽹과리 화장실'이다.
피리 소리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생각했는지 주인은 반짝반짝 윤이 나는 꽹과리를 화장실에 비치했다.
꽹과리의 용도는 '휴지가 떨어졌을 때'.
종업원을 '긴급 호출'하는 비상벨인 셈이다.
물론 볼 일을 보면서 신명나게 꽹과리를 두드려대는 것도 무방하겠지만, 이 역시 직접 꽹과리를 쳐봤다는 경험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