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삼성전자 주가 2%대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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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가 2% 넘게 하락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6일 오후 뇌물수수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전자 주가는 오후 1시 45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14% 하락한 183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구속 영장 청구 결정이 예고된 이날 오전부터 삼성전자의 주가는 투자자들의 ‘눈치보기’ 작전으로 보합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7% 하락한 185만3000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이내 반등해 9시 20분, 188만3000원까지 상승했다. 이어 혼조세를 보이던 주가는 10시 이후로 하락하기 시작해 이 부회장의 구속이 결정된 이후 하락폭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의 구속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펀더멘탈(기초 체력)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가 아닌데다 반도체 경기가 좋은 상황이고, 올해 실적 역시 시장의 예상대로 나올 것으로 전망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의 주가 하락은 이 부회장의 구속에 따른 ‘오너 리스크’로 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차익실현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인 불확실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로 봐야 한다”며 “중장기적인 리스크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인한 ‘오너 공백’이 장기적으로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하이투자 송명섭 연구원은 “업황이나 실적과 상관없는 이슈기 때문에 단기간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규모 투자 결정 등 장기적으로는 오너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사상 최고가인 190만원대에 진입했다가 13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가능성 전망으로 180만원대로 내려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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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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