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세기 인골 나주서 무더기 발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10여 구의 인골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나주 영동리 고분군의 제1호분 2호 석실 내부 모습. 2구의 두개골이 북벽에 나란히 놓여 있고 1구의 두개골은 서벽에 붙어 깨진 상태로 발굴됐다. 인골의 보존 상태가 좋아 전체 골격 복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5~6세기에 매장된 것으로 보이는 인골(人骨) 10여 구가 한꺼번에 출토됐다. 동신대 문화박물관은 20일 전남 나주시 다시면 영동리 813번지 일대 영동리 고분군에서 보존상태가 좋은 고대 인골 9구와 인골편 1구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박물관은 지난해 12월 13일부터 영동리 고분군 학술 발굴 조사를 해왔다.

이번에 발굴된 사람의 뼈는 모두 제1호분이라 이름지은 한 고분에서 나왔다. 이 고분에 속하는 여러 돌방무덤(횡혈식석실분)과 석곽묘(돌덧널무덤) , 옹관묘 등에서 골고루 출토됐다. 지난해에도 이 고분에서 두 사람의 인골이 나왔었다. 한 봉토에서 10여 명분의 인골이 발견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고고학계에서는 이런 다장묘제(多葬墓制.한 고분에 다수의 피장자를 안치하는 묘제)가 혈연적 가족관계를 증거한다고 추정해왔으나 한꺼번에 인골이 출토된 사례가 없이 정확하게 입증하지는 못해왔다. 따라서 이번 출토는 그 증거로 중시된다. 이정호 책임조사원은 "1차 자료인 인골이 여러 구 나와 영산강 유역에서 살았던 고대인의 모습을 복원하고 매장의례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피장자 간의 혈연관계를 파악하고 고대 지배세력의 권력계승 형태까지도 파악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고 평가했다.

영동리 고분군은 인골이 나온 1호분 말고도 7~8기로 추측되는 고분이 더 확인되고 있어 2월 12일까지 벌일 추가 조사에서 인골이나 유물 등 출토품이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재숙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