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 女관광객 성폭행 대만 택시기사, 카톡·블로그로 여행객 모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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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한국인 여성 2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현지 택시기사가 한글로 된 블로그와 카카오톡 등을 통해 주로 한국인 여성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 현지 경찰에 체포된 대만의 관광용 택시 업체인 제리(Jerry) 택시투어의 운전기사 잔(詹·39)모씨는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를 통해 블로그를 운영해오고 있었다.

한국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만의 관광용 택시 기사는 한국인이 많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이용해 영업을 홍보해왔다. 그가 운영해온 블로그에는 자신의 연락처 명함과 사진 등이 올라와있다. [블로그 캡처]

그가 지난해 1월에 개설한 블로그에는 자신의 고객이 된 여행객들의 사진과 동영상들이 올라와있다.

지금까지 169건의 글들이 올라왔는데 모두 한국인 여성들이다.

사진 속 여성들의 이름과 얼굴이 그대로 노출돼있다.

잔씨가 한국인 여성들에게 집중적으로 영업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블로그에 올라온 사진과 동영상들이 해당 여성들의 동의를 받은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한국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대만의 관광 택시 기사가 운영해온 한글 블로그. 한국 여성들의 이름과 사진 등 169건이 올라와있다. [블로그 캡처]

잔씨는 또 카카오톡 아이디를 만들어 택시투어 홍보를 벌이고 예약 고객을 모집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2일 저녁 자신이 태운 한국인 여성 3명 중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피해 여성 2명은 타이베이시 스린야시장으로 이동하던 중 잔씨가 준 요구르트를 마시고 어지럼증과 구토 증상을 보이다 정신을 잃었다.

나머지 한 여성도 요구르트를 마신 뒤 이상 반응이 없어 야시장 관광에 나섰으나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져 거리를 헤매다 나중에 도착한 잔씨의 부축을 받고 숙소에 와서 정신을 잃었다.

이튿날에야 정신을 차린 여성 2명은 택시 안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느낌이 들어 현지 교민의 도움을 받아 경찰과 대만 주재 한국대표부에 이를 신고했다.

피해자들의 혈액에서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현지 언론들은 잔씨가 경찰에 체포된 뒤 혐의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그가 다른 여행객들을 상대로 추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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