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기] ‘꼬마 눈사람’ 가사 누가 썼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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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아동문학가 강소천(1915~63.사진) 선생의 작품을 총망라한 전집. 동화 126편과 동시 231편을 발표 연대 순으로 묶었다. 혹 강소천이란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그의 동시'태극기(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나'코끼리(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를 떠올려볼 일이다. '꼬마 눈사람(한겨울에 밀짚모자 꼬마 눈사람~)''닭(물 한 모금 입에 물고/하늘 한 번 쳐다보고~)'은 또 어떻고…. 동화 '꿈을 찍는 사진관''마늘먹기''꽃신'등 역시 그의 대표작.

이런 형편임에도 그동안 그의 작품은 몇몇 동요의 노랫말과 단편 동화 외에는 사장되다시피 했다. 마지막으로 그의 전집(전15권, 문음사)이 나온 때가 81년이니, 헌책방에서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런 그의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긍정적인 세계관이다. 어려운 시대의 한 복판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건강하고 밝다. 전집 1권 표제작인 '꿈을 찍는 사진관'만 봐도 그렇다. 북쪽 고향에 두고 온 열두 살 친구 순이를 그리워하는 스무살 주인공. 그 비극적인 그리움을 '꿈'으로 풀어간다. 인물 묘사도 따뜻하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두고 '사회현실의 좋은 점만 돋보이게 했다'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들의 마음을 메마르지 않게 지키는 것이 아동문학하는 이의 사명이라는 점이다. 고 박목월 시인도 "소천의 작품은 어린이들에게 안심하고 읽힐 수 있다"고 평했던 것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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