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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우주선 속 두 사람··· '패신저스'의 크리스 프랫 & 제니퍼 로랜스

중앙일보

입력

우주복 차림의 와이어 액션, 최고의 복근 운동

짐 프레스턴 역|크리스 프랫

사진: AP=뉴시스

사진: AP=뉴시스

모두 잠들어 있는 거대한 우주선에서 홀로 깨어난 짐. 그는 무섭고 우울한 마음을 애써 다독이며 삶을 헤쳐 나간다. ‘패신저스’ 초반부를 꽉 채운 짐의 에너지는, 사실 크리스 프랫(36)이 뿜어내는 활기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피터로 우주를 떠돌며 모험을 즐기던 에너지에 달달한 로맨스와 진지한 드라마를 얹었달까. 지난 11월 미국 LA에서 진행한 인터뷰와 12월 16일 내한 기자회견에서 나눈 이야기를 함께 전한다.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이토록 많은 분에게 환영받을 줄 몰랐다. 내한 일정이 짧은데, 다음 영화로 찾아온다면 조금 더 오래 즐기고 싶다.”
-‘패신저스’ 속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한다. 부담감이 상당했겠다.
“물론 부담스러웠지만, 도전할 각오가 돼 있었다. 그동안 열심히 단련해 온 근육을 쓰고, 배우로서 날개를 더 펼칠 수 있는 기회랄까. 로맨스 연기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짐은 지금껏 맡았던 역할보다 젠틀한 인물인 데다,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피하지 않고 해결하는 사람이라 좋았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이후 ‘쥬라기 월드’(2015,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 ‘매그니피센트 7’(9월 14일 개봉, 안톤 후쿠아 감독) 등을 거치며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있는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출연하기 전까지 나는 뭔가를 선택할 만한 입장이 아니었다. 그래서 여러 장르에 도전할 수 있는 지금 상황이 무척 고맙고 기쁘다. 연기를 계속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아주 감사하고.”
-극 중 액션신이 꽤 많다. 기존에 보여 주었던 연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공룡과도 싸워 보고(쥬라기 월드) 은하계 영웅도 되어 봤지만(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이번 영화의 액션 연기가 가장 힘들었다. 무거운 우주복을 입고 벗는 데만 1시간 가까이 걸렸으니까. 그런 복장으로 와이어 연기까지 해야 했다. 학창 시절에 레슬링 선수로 활동했는데, 그 어떤 복근 운동보다 (근육을 만들기에는) 와이어에 매달려 연기하는 것이 최고다. 심지어 뇌에도 근육이 생길 것 같았다(웃음). 하지만 ‘패신저스’를 액션영화로만 볼 수는 없다.”
-만약 짐과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생각만 해도 힘들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평소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긴다. 사람뿐 아니라 자연과 떨어져 지내는 것도 괴로울 듯하다. 그래도 제니퍼 로렌스처럼 쿨한 여자와 함께라면 견딜 수 있겠지(웃음).”
-로렌스와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다. 미디어가 만든 이미지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잊지 않는 배우다.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수상자이자 패션 브랜드 ‘디올’의 모델인데도! ‘패신저스’를 통해 평생 함께할 친구를 얻었다.”
-모튼 틸덤 감독과의 작업도 처음인데.
“굉장히 집요하고, 쉬지 않고 일하는 감독이다. 그 덕에 연출하기 어려운 영화였음에도 ‘인생작’을 만들어 냈다.”
-‘패신저스’를 통해 얻은 메시지는
“우리 인생을 누군가와 나눌 수 없다면 무의미하다는 것.”
-모든 것을 뒤로하고 다른 행성으로 떠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전혀 떠나고 싶지 않다. 지금 내게는 아내(배우 안나 패리스)와 아들이 있고, 나와 함께하는 사람도 많다. 알다시피 나는 지구에서 꽤 잘나가고 있잖나. 새로운 행성에 가서 지금보다 큰일을 할 것 같지 않다(웃음).”

블록버스터 그만하려던 내 마음을 돌린 영화

오로라 레인 역|제니퍼 로렌스

사진: AP=뉴시스

사진: AP=뉴시스

‘패신저스’ 개봉을 앞두고 크리스 프랫과 함께 내한한 제니퍼 로렌스(26). 눈부시게 아름다운 외모에,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팬들의 인사에 일일이 답하는 친절함까지 갖췄다. 그가 가진 건강한 매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헝거게임’ 시리즈(2012~2015), ‘엑스맨’ 프리퀄 시리즈(2011~2016) 등 전 세계적 흥행을 거둔 블록버스터 영화를 이끈 로렌스. 이번에는 그가 처음으로 우주 배경의 SF영화에 나섰다.

-시나리오의 매력에 반해 ‘패신저스’ 출연을 결심했다고.
“사실 최근에 ‘더 이상 블록버스터 작업은 안 해. 스튜디오 영화는 질렸어. 당분간 인디 영화에만 출연할 거야’라고 생각했다. 그 무렵 이 시나리오를 읽게 됐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내겐 ‘뻔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영화’라는 점이 굉장히 중요했다. 극 중 오로라의 결정이 결국 내 마음을 흔들고 말았다.”
-극 중 오로라는 미국 뉴욕에서 무척 잘나가는 작가다. 부족할 것 없는 그가 왜 새로운 행성으로 떠났을까.
“오로라는 호기심 많고,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쳐야 한다’는 야망에 사로잡혀 있다. 똑똑하고 열정적이다. 그는 굉장히 유명한 작가의 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누구의 딸’이 아닌 자기 자신으로 서고 싶었던 것 같다. 나 역시 오로라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영화를 택했다. 그가 개척 행성에 갔다가 지구로 돌아올 때쯤이면, 알고 지내던 모든 사람들은 이미 세상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어떻게 그토록 긴 시간을 여행하리라 마음먹은 걸까. 이런 위험한 상황을 선택한 사람이라 더 흥미로웠다.”
-당신에게 그런 기회가 찾아온다면.
“나는 안 갈 것이다(웃음).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지다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오로라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된다. 영화 촬영을 위해 낯선 곳으로 떠날 때와 비슷한 마음 아니었을까. 오직 직업에 대한 열정으로 모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영화를 고르는 안목이 좋은 것 같다. 작품 선택의 기준이 무엇인가.
 “블록버스터 영화는 ‘내가 관객이라면 이 이야기가 보고 싶을까’를 고민한다. 물론 내용과 상관없이 무조건 함께 일하고 싶은 감독도 있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2012) ‘아메리칸 허슬’(2013) ‘조이’(3월 10일 개봉)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O 러셀 감독! 그가 부르면 무조건 함께한다. 러셀 감독은 정말 천재다. 평생 그의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 쓰레기 봉투를 연기하라고 해도 할 것이다(웃음). 이제는 영화에서 감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니까.”
-프랫과의 호흡이 무척 좋았다고.
“정말 재미있고 순발력이 넘치는 배우다. 숙맥인 짐과는 다르다(웃음). 우리가 친했기에 멜로 연기에도 큰 도움이 됐다.”
-스물두 살에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후 배우로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오스카 수상은 정말 영광이다. 하지만 배우로 일하는 데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상을 받으려고 연기하는 건 아니니까.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계속 밀어붙이고 싶다. 나는 여전히 연기와 영화를 사랑한다. 앞으로 나를 더 성장시키는 감독과 작업하고 싶다.”

글=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이경민 기자 ohmaju@joongang.co.kr, 사진=UPI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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