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청소년 스마트폰 요금제, 자칫하면 손해? 이통업계 "사실 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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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의 노인·청소년 요금제에 가입하는 것이 일반 요금제를 이용할 때보다 오히려 더 많은 요금을 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음성통화나 데이터 기본 제공량이 해당 연령대의 평균 사용량보다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60대 이상 남녀 435명과 13~19세 청소년 4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같이 분석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이통업계는 이에 대해 분석 자체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60대 이상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한달 평균 2.79GB의 데이터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이통 3사의 실버요금제 15종 가운데 12종은 데이터를 200MB~1.2GB만 제공하고 있으며, 평균 사용량보다 많은 데이터를 주는 요금제는 1종에 불과하다. 실버요금제에 가입해 60대 이상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2.79GB)을 소비할 경우 월 4만9000~6만5000원의 요금을 내야 하는데 일반 데이터 요금제를 쓰면 월 4만9000~5만1000원이 들기 때문에 일반 요금제와 비교해 유리한 것이 없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소비자원의 설문조사 결과 13~19세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6.49GB지만 이통사들의 청소년 요금제는 최대 3GB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또 월 평균 음성통화 사용량 역시 60대 이상 이용자는 163분, 청소년은 109분으로 조사됐지만 무료통화 이후 과금을 감안하면 일반 요금제보다 비싸다는 것이 소비자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소비자들이 설문에서 밝힌 데이터 사용량에는 와이파이(Wi-fi)나 테더링을 통해 사용한 데이터까지 포함돼 있다"며 "실제 이용자가 요금을 부담하며 쓰는 데이터 사용량과는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요금 비교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소비자원이 약정 할인이 반영되지 않은 실버·청소년 요금제와 2년 약정 할인이 반영된 데이터 요금제를 비교했다는 것이다. 만약 동일하게 2년 약정을 가정한다면, 실버 요금제의 기본 요금은 일반 데이터 요금제보다 9300~2만1000원 저렴하고, 청소년 요금제도 1만3000~2만4000원 정도 저렴하다는 것이 KTOA 측의 설명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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