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골 결정력 키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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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승부차기까지 가는 고전 끝에 패권을 잡았지만 한국축구는 제16회 대통령배 국제축구대회를 통해 상당한 수준임이 입증됐다.
사실상의 국가대표팀인 A팀은 호주와의 결승에서 경기내용에서 계속 우세를 지켜 끝내 우승컵을 안았다.
대회가 끝난 직후 축구관계자들은 『이제 한국이 「호주 징크스」에서 깨어났다』고 말하고 『아시아의 강호 태국팀은 더 이상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한국대표팀은 호주와의 경기에서 6무7패라는 부끄러운 전적을 갖고 있었다.
한국축구가 「호주 징크스」를 깬 것은 4년간의 프로축구에 힘입은바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내년 올림픽에서 주최국으로서 상위권에 오르기 위해서는 서둘러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우선 한국축구의 고질인 골 결정력 부족이 여전히 드러났다.
A팀의 경우 7게임을 치르는 동안 모두 1백21개의 슈팅에 13골을 따내 득점률이 10·7%인데 반해 호주는 62개의 슈팅에 11득점으로 17·7%란 비교적 좋은 득점률을 보였다.
특히 결승에서 한국은 무려 21개의 슈팅끝에 1득점, 9개의 슈팅에 1골을 따낸 호주에 크게 뒤졌다.
이러한 골 결정력 부족은 문전에서 패스 받은 볼을 한 스텝 머뭇거린다든지 또는 공격해 들어갈때 지나치게 쇼트패스에만 의존, 상대수비수들이 문전에 집결할 시간적 여유를 허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볼을 잦은 패스를 통해 오랫동안 갖고 있다는 것도 한국축구가 개선해야 할 또 하나의 단점이다.
결승에서도 나타났지만 수비수들이 쓸데없이 볼을 돌리다가 볼을 뺏겨 위기를 자초하곤 했다.
한마디로 어렵게 한 골 얻고 쉽게 한 골 먹는 현상을 보였다고 하겠다.
또 83년 멕시코청소년축구대회이래 한국축구의 장기가 된 조직력·기동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필수요소인데 후반 중반이후에는 체력열세가 나타나곤 해 이의 보완도 절실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엄철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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