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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신부들 "평화적 해결"모색|명동시위 경찰과 나흘째 대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6·10규탄대회」후 서울명동성당에서 철야농성·시위를 벌이고 있는 대학생과 시민등 3백50여명은 13일상오까지 연4일째 경찰과 대치,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농섬학생들은 13일 상오9시 「명동투쟁 민주시민학생일동」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 민주세력과 계속 연대투쟁할 것이라고 밝히고 6·10대회와 관련돼 연행·구속된 국민운동관계자와 시민·학생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또 대학생·시민등 연 5만3천여명(경찰추산)이 12일하오 을지로·광교·신세계앞등 서울도심 70여곳에서 밤늦게까시 산발 시위를 벌여 교통이 마비되는등 큰 혼란을 빚었다..
농성학생들은 신부들의 비폭력호소 이후 투석을 자제하고 있으나 12일밤 미사후 1시간동안 침묵시위를 벌인데이어 13일 상오 2차례 성당 앞길에 나와 시위를 벌였다.
사제단은 12일밤의 미사후 성명을 발표, 학생들의 농석을 지지하는 뜻으로 다음주 월요일인인 하오8시 명동성당에서 전국규모의 기도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12일의 도심시위 현장에서 4백37명을 연행한 치안당국은 극렬·확산되는 시위와 관련, 12일 자정 관계자를 성당측에 보내 1시간동안 해산방안등 수습책을 논의했다.
◇수습방안논의=서울 명동성당 김병도주임신부와 서울교구청 함세웅신부는 12일 자정 서울 교구청에서 치안관계자를 1시간동안 만나 농성중인 학생과 시민들의 해산문제를 논의했다.
치안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함신부등에게 『신부들이 농성시민과 학생들의 해산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함신부등은 『학생과시민·성당·당국등 3자의 명예가 지켜질 수 있는 선에서 확실한 안전귀가의 보장이 있어야 한다』며 『연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을 설득하는 것은 사제의 신앙적 도덕성이 허락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치안관계자는 신부들에게 『학생들이 학교까지 돌아가는 것은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신부들은 『학교앞에서의 연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해산설득을 할 수 없으니 안전한 귀가가 확실히 보장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부들은 또 이 자리에서 치안관계자에게 『당국은 명동성당에 대해 공권력의 행사를 할수도 있을 것이나 그렇게 되면 전국의 신부들이 명동성당에 모여 구속을 각오하고 맞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성당시위=성당내 문화관에서 밤을 새운 학생·시민들은 13일상오9시와 11시50분쯤 성당앞 도로에 나가 「호헌철폐」 「독재타도」등의 구호를 외치며 40∼50여분동안씩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모두 이마에 「독재타도」 「호헌철폐」라고 쓴 띠른 두르고 대형 태극기를 앞세운채 로열호텔앞과 중앙극장쪽 경찰저지선 50여m까지 다가가 구호를 외쳤다.
학생들이 시위를 하는 동안 경찰 1백여명이 현장에 있었으나 최루탄을 쏘지 않았으며 학생들도 돌은 던지지 않았다.
◇특별미사·사제단성명=신부·수녀와 농성학생·일반신도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오8시부터 열린 「나라를 위한 특별미사」에서 오태정신부(천호동본당)는 강론을 통해 『우리 사제단은 이번 명동시위의 정당성을 인정하되 비폭력시위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하오9시15분쯤 미사가 끈난 후 참석자들은 『민주헌번쟁취하여 민주정부수립』이라고 쓴 대형플래카드와 태극기를 앞세우고 성당입구까지 나아가 반정부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다 하오10시40분쯤 자진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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