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이 더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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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금융기관 이용법에서 세금상식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경제강좌가 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종전과는 달리 이들 강좌에 미혼여성·30대초반 주부등 젊은 여성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새로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 만도 저축추진중앙위원회가 「신혼주부 생활강좌」를 열고 있는 것을 비롯, 한국부인회의 「여성경제과학현장교육」, 서울YWCA 강남지부의 「증권이란 무엇인가」등이 잇달아 열렸으며 장기신용은행의 「생활경제대학」, 대한증권업협회의「여성전용증권교실」 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무료강좌 외에도 가정법률상담소교육원의 재산법강좌·세법강좌, 동아 문화센터의 「점포경영입문」 「증권투자」등 유료강좌도 개설돼 있어 경제강좌붐을 실감케 한다.
이들 강좌의 내용은 주로 ▲가계운영과 장기생활설계 ▲금융기관 이용법 ▲주식의 기초이론 ▲주식투자종목의 설정요령 ▲채권·채무 ▲세금상식 ▲보험등. 증권거래소 견학등 현장교육이 곁들여 지기도 한다.
특히 무료강좌의 경우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대성황.
일례로 지난 3일 열렸던「여성전용증권교실」은 당초2백70명 수용예정이었으나 계속 수강생이 몰려 약4백명이 강의를 들었으며, 한국부인회의 「여성 경제과학현장교육」도 단기로 끝내려 했으나 신청자가 쇄도하는 바람에 연말까지 4차례에 걸쳐 실시키로 계획을 바꾸었다.
이들 강좌의 수강생층이 젊어지고 있는 것도 「붐」과 함께 나타난 새로운 현상. 일례로 가정법률상담소 유료강좌의 경우 수강생의 약 20%가 30전후의 여성들. 대한 증권업협회 「여성전용증권교실」에서는 20대 미혼여성이 대부분인 직장여성반을 따로 운영한 적도 있을 정도다.
「여성 경제과학 현장교육」을 신청,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신정원씨(29·서울종노구 명륜동)는 결혼 1년의 신혼주부. 『막상 살림을 시작해 보니 주먹구구식 가정관리 시대는 지났다는게 절실히 느껴져 경제강좌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제강좌가 붐을 이루고 있는 것은 여성들이 이재의 주역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
대한증권업협회가 최근 열린 증권 대강연회 참석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성의 증권투자 의식조사」에서 응답자의 68·3%가 투자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44%가 5백만원이상을 투자하고 있었다.
투자자의 연령도 낮아져 30대가 38·1%를 차지했으며 20대도 6·8%나 됐다.
한국부인회 박금순회장은『남편 한 사람의 벌이에만 의존해 재산증식을 도모하기는 어려운 시대이므로 부부공동으로 경제를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하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여유시간이 많은 부인쪽이 각종 정보취합 및 투자역할을 수행할 수 밖에 없어 앞으로도 여성경제강좌 붐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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