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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신비<24>|생식계 정-난자 랑데뷰향한 긴 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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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남성의 정자와 여성의 난자가 하나로 합체(수정)되면서 새로운 한 생명의 탄생을 향한 긴 드라머가 펼쳐진다. 「인체의 신비」 그 마지막탐사는 수정에 관련된 생식계의 이모저모와 그 과정을 살펴본다.
먼저 정자란 무엇이며 어디서 만들어지는지 서울대인구의학연구소 이희영박사(서울대병원 비뇨기과 외래진료의사·남성과학)의 설명을 들어보자.
정자가 만들어지는 굿은 고환(정소)이다. 고환은 태생기에는 복강(배) 안에 있다가 출산이 가까와지면서 음낭속으로 내려온다(내려오지 않으면 잠복고환이라하여 수술의 대상이 된다).
이때 고환의 용적은 1㎖지만 점차 커져 성장이 완성되는 22세쯤에는 하나가 약20㎖, 무게는 10∼12g의 아주 작은 계란모양으로 된다. 대개 왼쪽것이 조금 낮게 처져있는데 이것은 서로 부딪치는 것을 막기 위한 조물주의 배려라 할수 있다.
고환은 종족보존을 위한 정자생산외에도 남성호르몬을 분비해 남성구실을 제대로 해내게 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고환이 없다면 생식능력은 물론 성교능력이 없게된다. 내시가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명주실처럼 꼬불>
정자가 잘 생산되기 위한 조건의 하나는 주위의 온도가 체온보다 섭씨2∼4도 낮은 33∼35도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최근엔 정자의 운동성이 약한 남성불임증환자에게 얼음팬티를 입게 해 효과를 보고있다. 귀중한 음낭을 몸밖으로 나와있게한 것도 이처럼 온도라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자는 꼬리가 긴 올챙이모양으로 전체길이는 0.05mm정도다. 하루에 생산되는 정자는 약 2억마리로 명주실처럼 꼬불꼬불한 부고환과 정관을 거쳐 방광곁의 정관팽대부란 곳에 대기하면서 사정을 기다린다. 이곳까지의 길이는 5∼6m로 정자가 정소로부터 도달하기까지는 22일이 소요된다. 여기서 발사명령을 받고 요도를 통해 몸밖으로 빠져나오는 데는 0.8초가 걸린다.
정액중에 포함된 정자는 5∼10%뿐이며 나머지는 그 영양분이 되는 정낭액과 전립선액이다. 정액에 정자가 많으면 약간 누르스름하고 불투명한 유백색을 띠며 적으면 반투명의 유백색을 띤다. 밤꽃냄새 비슷한 비린내는 정자가 아닌 전립선액의 냄새며 사정액은 대개 1회에 2∼3cc로서 한번 사정후 정자수가 정상으로 회복되는데는 5일이 소요된다. 따라서 단기간내에 많은 사정시 사정액은 정낭액이나 전립선액이 대부분이고 정자는 극히 적다.

<회복에 5일걸려>
만약 정자의 통로인 정관을 묶어버리면 정자를 제외한 다른 분비액만 나오는데 이것이 남성불임술이다.
이번엔 여성쪽의 생식계와 수정과정에 대해 고려대의대 박용균교수 (부속구로병원 산부인과)로부터 들어보자.
생식과 관련된 기관은 크게보아 난소·난관·자궁, 그리고 질(질)로 나눌수 있다.
질의 안쪽에 연결된 자궁은 태아가 자라는 곳으로 깊이는 질과 비슷한 7cm에 두께는 1.5∼2cm. 주위에 인대가 붙들고 있는데 임신후 아랫배가 아픈 것은 인대가 당겨지기 때문이다.
자궁에서 좌우로 뻗어있는 난관은 길이가 8∼14cm며 자궁과 연결된 난관입구는 직경 0.5∼1mm로 매우 좁으나 끝쪽으로 가면서 점차 넓어진다. 그 모양이 나팔처럼 생겼다하여 난관을 나팔관이라 부르기도 한다.
난소는 난자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남자의 고환과 같은 곳으로 골반 좌우 난관의 끝부분에 하나씩 있다. 하나의 크기는 2.5∼5cm×1.5∼3cm에 무게는 약7g의 타원형이다.
성숙된 난자는 직경이 0.2mm로 인체에서는 가장 큰 세포로서 여성은 약2백만개의 난자를 갖고 태어나며 점차 줄어들어 사춘기가되면 20만∼40만개가 남게된다.

<슈퍼스타만 빛봐>
이중에서 매달 특명을 받은 하나의 난자는 점점 커져 다음 생리 14일전이 되면 이를 싸고있는 난포가 터지면서 그속의 난자가 튀어 나오는데 이것이 배란이다. 통상 한 생리주기에 하나씩 배란되므로 일생을 통해 약4백개만이 이용되고 나머지 대부분의 난자는 성숙되기도 전에 소멸해 버리는 운명을 타고난 셈이다.
배란을 전후해 난포에서는 호르몬을 분비, 수정난이 안주할 장소인 자궁내막을 두껍고 부드럽게해 수정난을 받아들일 대기상태에 들어가게한다.
난소에서 복강으로 튀어나온 난자는 난관끝의 난관채라는 장치에 의해 난관속으로 주워올려져 자궁을 향해 천천히 이동을 시작한다.
한편 사정을 통해 여성의 몸속으로 들어온 2억∼3억마리의 정자는 난자에 먼저 도착하기위해 힘차게 꼬리를 흔들면서 매분 2mm의 속도로 전진하는데 대부분은 중도에서 낙오해버리고 난관 깊숙이까지 도달하는 것은 불과 1백마리 정도다.
사정후 60∼80분만에 자궁팽대부란 곳에서 난자를 만나게 되는데 난자는 정자중의 한마리만 받아들인다. 이것이 수정으로서 가장 활동성이 좋은, 다시말해 종족보존을 위해 우수한 정자만이 수정이 되는 셈이다.
물론 배란기가 아니라면 정자는 난자를 만날 수 없으며 난자와 정자도 수명(체내에서 난자의 수명은 24시간, 정자는 24∼72시간)이 있기 때문에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수정이 될수 없다.
대개 한 난자에 하나의 정자가 들어가지만 특이하게 난자하나에 2개의 정자가 들어가면 일란성, 난자가 2개가 나와 각각 정자 하나씩 들어가면 이란성쌍동이가 되는것이다.
수정란은 난관의 수축과 섬모운동에 의해 자궁쪽으로 이동되는데 약1주일 걸려 준비된 자궁내막에 자리를 잡고 착상, 내막의 혈관과 연결되면서 모체의 산소와 영양분으로 성장하게 된다.
만약 임신이 되지않으면 착상을 준비했던 자궁내막의 표층이 떨어져 나오면서 출혈을 하게되는데 이것이 여성의 생리다. 생리가 끝나면 자궁내막은 다시 원상으로 되돌아간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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