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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공방·서재·미술관을 품 안에…잠만 자기엔 아깝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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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개성 있는 ‘아트 스테이’

모티프원 거실 겸 서재 `라이브러리0`.

모티프원 거실 겸 서재 `라이브러리0`.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재미를 담보하는 숙소가 있다.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된다. 수도권에도 개성 넘치는 시설과 디자인을 자랑하는 숙소가 많다. 공방과 갤러리를 품은 숙소, 책과 동화 속 캐릭터로 둘러싸인 숙소도 있다. 일명 ‘아트 스테이’ ‘컬처 스테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하나같이 잠만 자기엔 아까운 곳들이다.

 1강화도 그린망고 |  나무 공방에서 놀다

그린망고 공방 체험.

그린망고 객실.
그린망고 편집숍.

 그린망고는 건축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부부가 사는 아기자기한 통나무집이다. 1층은 객실, 2층은 가구 편집숍, 3층은 부부의 살림집으로 쓴다. 객실 가구와 소품은 대개 손수 깎고 칠하여 만든 것이다. 싱크대·선반·테이블·의자는 물론 도마·쟁반까지 목재로 만든 주방은 여성들이 특히 좋아하는 공간이다. 손님도 가구와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20~40대 여성이 주를 이룬다.

건물 지하에 가구와 소품을 만드는 공방이 있는데, 일반인을 위한 공방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미리 재단해 놓은 원목을 가지고, 매끄럽게 사포질하고, 무늬를 새겨 나만의 소품을 만든다. 쟁반(4만원)과 도마(6만원) 만들기가 인기다. 2층 편집숍에서 수제 가구와 수입 소품을 판매한다. 객실 3개.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1박 16만원부터. greenmangopension.com, 032-937-3525.

 2파주 헤이리 모티프원 |  서재에 머물다

모티프원 거실 겸 서재 `라이브러리0`

모티프원 객실.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자리한 모티프원은 ‘북스테이(독서+휴식)’ 유행을 이끈 숙소다. 아담한 2층 집이 책 1만 3000여 권으로 빼곡하다. 2006년 문을 연 이래 80개국 여행자 2만4000여 명이 모티프원을 찾았단다. 소설·역사·여행·디자인 서적까지 읽을 거리가 다양하다.

손님들이 가장 아끼는 공간은 1층 거실이다. 7칸짜리 책장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마음껏 책을 읽고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이곳은 주인 이안수(59)씨의 작업실이기도 하다. 기자 출신인 이씨는 작가·사진가·헤이리 예술마을 촌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씨의 인생 이야기를 엿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모든 객실마다 100권 이상의 책이 꽂혀 있다. 채광 좋은 큼지막한 창, 너른 책상 등 방안 곳곳에서 독서가를 위한 배려가 느껴진다. 객실 5개. 1박 12만원부터. motif1.co.kr, 031-949-0901.

 3파주 헤이리 요나루키 |  갤러리와 스파를 품은 집

요나루키 객실.

요나루키.
요나루키.

요나루키는 멋진 건축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거대한 널빤지를 엇갈려 세운 듯한 모습의 이 건물은 2013년 미국 몬태나주 건축가협회 최고상을 받았다. 파주 음악감상실 ‘카메라타’, 화천 ‘이외수 주택’ 등으로 유명한 건축가 조병수의 작품이다. 건물 안도 화려하다. 지하 클럽라운지는 유럽의 럭셔리한 소극장 같고, 계단·복도 등 곳곳에 배치된 미술 작품을 보면 건물 전체가 갤러리 같다. 객실은 작가들 그림과 사진 만으로 장식해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다.

최혜원(37) 관장은 “수개월에 한 번씩 작품을 교체하는데 그때마다 방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고 했다. 모든 객실에 일본 료칸 분위기의 노천 온천탕이 딸려 있다. 이맘때는 눈을 맞으며 뜨거운 물에 몸을 뉘이는 기분이 그만이다. 객실 7개. 1박 35만원부터(조·석식 포함). yonaluky.com, 031-959-3838.

4안산 대부도 종이미술관 |  미술관 옆 전통 한옥

종이미술관의 전통 한옥 ‘일연재’.

종이미술관.
종이미술관의 전통 한옥 `교월당`

1박2일 머물며 한지 공예 작품을 보고, 만지고,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미술관 외에 전통놀이장, 공예 체험장 등을 갖췄다. 미술관에선 현대 한지 예술품 외에 우리에게 친숙한 종이접기 작품을 전시한다. 요즘은 ‘종이로봇전’이 한창이다. 공예 체험장에서는 30여 종류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종이 접기(3000원), 한지 수첩 만들기(1만 2000원), 한지 인형 만들기(2만5000원) 등이 인기 높다.

잠도 잘 수 있다. 미술관 건물에 객실이 4개 있다. 별채로 둔 전통 한옥에서도 머물 수 있다. 김은순(49) 관장은 “한옥에서 자는 것만큼 좋은 한지 공부도 없다”고 말한다. 창호지부터 벽지·경대·다도상까지 모두 한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월요일 휴관. 1박 일반실 14만원(4인 기준), 한옥 48만원부터(8인 기준). 종이미술관.com, 032-887-0606.

 5포천 허브아일랜드 |  동화 속 주인공처럼

허브 아일랜드 펜션 ‘엘리스’.

허브아일랜드 펜션 ‘백설공주’.

포천 종현산(588m) 남쪽 기슭에 동심을 자극하는 집들이 숨어 있다. ‘인어공주’ ‘엘리스’ ‘잔다르크’ ‘코코 샤넬’ 등 펜션 12채가 허브아일랜드 구석 언덕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유명 동화와 인물에게서 따온 건 이름만이 아니다. 이를테면 ‘엘리스’는 시계·토끼·그림과 카드 모양 조형물, 체스판 무늬 벽지 등 곳곳이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풍이다. 호박마차 모양으로 창을 낸 ‘신데렐라’, 조개 모양 침대를 둔 ‘인어공주’도 앙증맞아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드레스와 의상 스케치, 온갖 바느질 도구로 꾸민 ‘코코 샤넬’은 디자이너의 작업실을 연상케 한다.

펜션 대부분에 월풀 욕조가 설치돼 있는데, 허브아일랜드에서 만든 허브 입욕제, 허브차, 아로마 테라피 용품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1박 9만원부터(조식 포함). herbhealingcenter.co.kr, 1644-1997.

 6춘천 남이섬 정관루 |  44가지 골라 묵는 재미

남이섬 호텔 정관루의 211호. 조소 작가 이지민이 꾸민 방이다.

정관루 로비.

남이섬의 호텔 정관루는 객실 45개 가운데 무려 44개가 테마룸이다. 화가·도예가 등 예술가들이 객실을 하나씩 도맡아 치장해, 방마다 고유한 멋이 흐른다. 이를테면 103호는 명랑만화 거장 신문수(78) 화백이 꾸민 방이다. ‘로봇 찌빠’ ‘도깨비 감투’ 등 추억의 만화 캐릭터가 방안을 채운다.

한옥형 객실인 104호는 고풍스런 서예 작품으로, 서양식 객실인 212호는 아기자기한 퀼트 작품으로 빼곡하다. 203호는 일명 ‘준상의 방’이다.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 때 배용준이 머문 방으로, 촬영 당시의 사진이 걸려 있다. 소주병 3600개를 녹여 만든 로비의 조형물을 비롯해 곳곳에서 재활용 작품을 찾을 수 있다. 평온한 분위기도 장점이다. 입장객이 없는 오후 6시~오전 9시, 섬 전체를 독차지 하는 기분을 누릴 수 있다. 1박 9만7000원부터. 남이섬 입장료 1만원. namisum.com, 031-580-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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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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