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청소년 모의 재판, 1등 팀의 비결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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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천지부


“연인 사이에 이루어지는 범죄들은 사랑하는 사이이기에 대수롭지 않게 참고 넘어가거나, 둘만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만 아는 사실을 서로 다르게 주장하다 보니 그 입증이 어려워 실제 범죄로 처벌하기도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전남외고 sign팀)

지난 달 21일 일산 킨텍스에서 법무부가 주최하고 대한변호사협회와 매경미디어그룹이 후원하는 제 11회 청소년 모의재판 경연대회가 열렸다. 만 12세에서 만 17세의 청소년 8~14명이 팀을 꾸려 모의재판의 대본을 직접 쓰고 서로가 법조인·증인·피고인 등이 되어 시연하는 경연대회다.

대회는 민사, 형사 부문으로 나뉘어 총 3차에 걸쳐서 진행된다. 1차는 대본심사. 참가팀이 직접 작성해 제출한 대본에서 법적 절차의 적합성, 적용 법조의 적절성 등을 본다. 1차에서 합격을 한 팀은 2차에서 권역별 지역예선을 한다. 대한민국을 총 6개의 지역으로 나누고, 각각 4개 팀이 출전해 겨룬다. 그중 1등을 거머쥔 6개 팀만 3차, 즉 본선 경연대회 티켓을 얻게 된다.

이번 대회 형사부문 대상을 차지한 전남외고 sign팀의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 모의 재판 준비 과정을 들어봤다.

모의 법정에서 모의 재판을 준비하는 전남외고 Sign 팀. [사진=

모의 법정에서 모의 재판을 준비하는 전남외고 Sign 팀. [사진='다큐에세이' 캡처, 여수MBC]

모의 법정에서 모의 재판을 준비하는 전남외고 Sign 팀. [사진=

모의 법정에서 모의 재판을 준비하는 전남외고 Sign 팀. [사진='다큐에세이' 캡처, 여수MBC]

-데이트 성폭력이라는 주제를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최근 뉴스에서 많은 논란이 되었던 데이트 폭력에 대해서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청소년들의 연애 역시 활발해지는 와중이라, 데이트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 싶어 이 주제를 잡게 됐죠."

-모의재판 대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재판 절차나 법 자료 찾기가 어렵지 않았는지.
"주말마다 도서관에 모여서 어떤 죄로 재판을 진행시킬 것인지 먼저 정했어요. 그리고 명예훼손죄, 폭행치상죄, 강제추행치상죄 등 공소사실에 대한 분야를 나누어 서로 정보를 찾고 공유했죠. 처음에는 각자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몰라 관련 내용이 있는 책을 전부 무겁게 들고 오고는 했어요. 대본을 적어나가다 보니 법지식이 쌓여서 나중에는 정말 저희들에게 필요한 자료만 들고 올 수 있었던 게 신기할 따름이에요."

교내에서 밤늦게까지 모의 재판을 준비하는 학생들. [사진=

교내에서 밤늦게까지 모의 재판을 준비하는 학생들. [사진='다큐에세이' 캡처, 여수MBC]

-13명이나 되는 팀인데, 의견을 모으기 힘들지 않았나요?
"굉장히 힘들었어요. 도서관에서 대본을 쓰면서 '이 부분은 이런 법조항에 따라서 고쳐 써야 한다'고 소리를 친 적도 있고, 서로 스케줄이 달라 연습시간을 조정하기도 어려웠어요.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과정에서 팀워크가 향상된 것 같습니다."

-각각 역할은 어떤 방식으로 맡았는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았어요. 자기가 쓴 대사를 직접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다른 친구들이 선택한 다음에 선택하겠다고 배려하는 친구도 있었죠. 의외로 모두가 가장 적합한 캐릭터를 맡게 되어서 다 같이 만족했어요."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좋은 점을 꼽자면?
"저희가 법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더라고요. 막상 대본을 쓰려니까 생각나는 게 드라마에서나 영화에서 문득문득 보았던 법정 명장면 밖에 없었어요. 대회를 준비 하면서 여러 방면에서 법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었던 게 가장 좋았어요."

청소년 모의재판 경연대회는 이렇게 청소년이 법적 소양을 갖춘 유능하고 정의로운 민주 시민으로 자라나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되어주고 있었다.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이를 좋은 성장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사진=여수 MBC
글·사진=조은수·신가주·정민(전남외고 1) TONG청소년기자 웅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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