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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인사권 정지…공공기관장 인선도 스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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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공공기관장 인사가 멈췄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가 정지되면서다.

부처들, 눈치 보며 후보 선정 미뤄
전문가 “황교안 대행, 장관과 협의
낙하산 논란 벗을 인물 뽑아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현재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 인선이 완료되지 않은 공공기관은 24곳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 중에는 박구원 한국전력기술 사장과 최외근 한전 KPS 사장, 김영학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의 임기가 끝났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도 5일 임기가 끝났다. 한국마사회, 한국도로공사, 한국고용정보원 등 7곳의 기관장 임기도 이달 들어 만료됐다.

후임자 인선 작업은 시작도 안 됐거나 지연되고 있다. 일부 기관에선 인사 지연으로 수장 공백까지 우려된다.

공공기관장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무부처 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원추천위원회에서 3~5명의 후보자를 선정한 뒤 주무부처 장관이 1~2명의 후보자를 추려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방식이다.

기관장 공백을 없애려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현재로선 황교안 국무총리 권한대행이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 황 권한대행도 12일 인사권 공백을 막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대통령 비서실 업무보고에서 이례적으로 서열상 뒤 순위인 인사수석비서관의 보고를 가장 먼저 받았다. 하지만 일선 부처에선 기관장 후보 선임에 조심스럽다. 정부 관계자는 “일부 부처에선 황 권한대행의 인사권 행사에 야당이 반발할 것을 우려한다 ”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속하게 기관장 인사 작업에 나서 경영 공백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권한대행이 각 부처 장관의 의견을 존중하고 정치권과도 소통하면서 적극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 권한이 정지된 지금이 오히려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벗어나 공정하고 역량 있는 인물을 선발할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세종=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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