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주도하는 교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교육의 진정한 목적은 자주적이고 창의적인 시민의 육성이다. 이는 바꿔말해 인류가 끝없이 추구하는 자유와 민주, 정의롭고 번영을 구가하며 인간을 존중할줄 아는 사회의 성원으로 키우는 노력이다.
이러한 민주사회가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성원은 성실, 정직하고 투철한 정의감과 공정, 협동, 질서, 합리주의같은 가치를 존중하고 윤리의식을 고루 갖춘 인격체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우리 교육현실을 돌아보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참다운 인간 형성의 과정을 제대로 밟고 있다고는 누구도 인정치 않을 것이다.
교육이 지나치게 지적훈련에 치우치고 학생은 점수따기 벌레로 키워졌고, 대학간판이나 입신과 출세의 방편쯤으로 전락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덕적 품성이나 책임감, 자질이나 잠재능력등을 최대로 개발하고 협동이나 화목을 조장하는 역량을 키우기보다 「지식의 전수」나 비뚤어진 경쟁심과 이기주의등 부정적가치를 심거나 자극시켜온듯한 느낌이다.
오죽해서 「학교는 있되 교육은 없다」는 말까지 나봤겠는가.
오늘의 교육이 이같이된데는 학교만의 책임일수 없다. 학교가 외딴 섬에 따로 떨어져 있는게 아니라 사회라는 큰 테두리속의 유기체의 한 분자에 불과할진대 학교만 제구실을 요구하기는 무리다.
학교의 교실이 성공적인 결실을 얻기위해서는 학교를 둘러싼 사회와 가정이 건강하고 제반 제도와 행정이 보조를 같이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이번 교육주간은 오늘의 교육을 다시금 생각하고 교육의 본적을 복원하는 결의를 새로이하는 기회가 되어야할 것이다.
대한교육연합회는 이번 교육주간의 주제를 「세계로 향하는 교육」으로 정했다.
개방과 국제화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선진 여러나라와 경쟁할수 있는 교육체제와 의욕과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 교육의질을 향상시키고 내실을 가다듬을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인간존중과 다양성, 개방성, 자주성과 수월성등 교육의 핵심원리를 최대로 살려야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는 성숙된 국민으로 키울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대한교련이 제시한 교육의 핵심원리는 세계와의 공존, 공영을 위한것이기도 하지만 우리 자신의 생존과 번영을 지속하기 위해서도 절실히 요청되는 지도원리이자 우리교육의 당면과제라 아니할수 없다.
오늘날 처럼 교육이 자주성파 전문성이 결여된 상태에서는 교육의 질이나 내실을 기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교육의 자주성은 교육의 기구와 교육의 내용이 교육자에 의해 자주적으로 결정되고 정치나 행정권력에 의한 교육통제가 배제되어야함을 의미한다. 교육정책의 입안과 집행이 가급적 교육전문가가 담당하거나 참여속에 이루어져야하고 교육의 본질에 위반되는 교육밖의 세력이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중립성 보장이 선결조건이다.
이번 교육주간은 15일의 스승의날도 겹치고 교원민주화선언 1주년을 맞은 바로 다음날부터 시작된다.
교육의 수월성이나 질과 양의 확대와 향상은 제도와 운영, 정책과집행, 내용과 방법의 개선이 전제되어야 하며 그같은 개혁은 어디까지나 교육의 주체인 교육담당자의 자율로 주도되고 운영되어야한다는 것을 다시금 강조해 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