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딱한 생각 들지만 탄핵 이유 분명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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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9일 국회에서 가결되자 전국 각지에서는 “사필귀정”이라거나 “박 대통령이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탄핵 이후 헌법재판소 심리 과정에서 민의가 왜곡되지 않도록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TK) 일각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도 나왔다. 박찬석(76) 전 경북대 총장은 “개인적으로는 박 대통령이 딱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이고 탄핵해야 할 이유가 분명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구시민 이지윤(31·여)씨는 “잘못을 했으면 대통령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민심 “사필귀정, 잘못 인정을”
대통령 외가 옥천 “국정 망친 대가”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던 당시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 주민 박모(31)씨는 “달성군이 만든 대통령이지만 이제는 우리 손으로 끌어내리도록 여론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달성군민 김용식(87)씨는 “박 대통령을 지지하고 살았는데 가슴이 아프다. 불쌍해서 우짜노”라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 외가(고 육영수 여사 고향)가 있는 충북 옥천 주민들은 “탄핵은 피할 수 없던 게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옥천 주민 유은주(47·여)씨는 “서민의 마음을 모르고 공주처럼 자란 사람이 국정을 망가뜨렸으니 탄핵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날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광주광역시 새누리당 광주전남 당사 앞에 몰려든 시민들은 “민주주의 만세”를 외쳤다. 은우근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제는 우리 사회의 전면적 개혁에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도 춘천에 사는 시민 김남균(57)씨는 “촛불을 비하하고 탄핵까지 반대한 김 의원은 대통령과 함께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인 고 최성호군의 어머니(42)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결과를 보고 자기가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깨우쳤으면 한다. 박 대통령을 구속 수사해 아이들이 수장되던 7시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진실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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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이 가결되자 눈물을 흘린 부산시민 정현준(40)씨는 “박근혜를 지지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는데 탄핵이 가결돼 좋다. 새누리당은 해체하고 박근혜는 정치권에서 물러가라”고 주장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와 대통령하야촉구인천시민비상행동은 성명서를 내고 “탄핵안 가결은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에 따른 마땅한 결과이자 촛불의 위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대전·광주·대구·부산=김방현·최경호·김윤호·이은지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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