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탄핵 지금이라도 중지해 달라”…친박, 압박과 읍소 병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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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58) 새누리당 대표가 8일 “지금이라도 탄핵을 중지 시키고 ‘4월 사임-6월 대선’으로 가는 것에 대해 국회가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이 대표는 “탄핵 사유의 대부분이 언론보도 내용이거나 다른 사람들의 진술 내용에 의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진술이나 언론 보도만을 갖고 대통령의 탄핵 사유로 삼는 선례가 된다면 앞으로 대통령을 포함한 많은 선출직 공직자들이 직무 수행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겠느냐. 염려를 안 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정현 대표는 “처음에는 그 7시간 동안 대통령이 연애했다고 하고, 굿판을 벌였다고도 하고, 또 이제는 시술을 했다고 보도됐다.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중차대한 문제를 다루면서 이런 식으로 명확하지 않은 사유를 탄핵안에 넣어서 한다는 게 정말 놀랍다”고 지적했다.

야 3당이 탄핵 사유에 세월호 7시간을 포함한 데 대해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그는 “탄핵 사유 중 하나인 ‘세월호 7시간’ 대해서 탄핵안에 넣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를 하루 전날 논의하는 경솔함과 기막힌 사실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탄핵안에 집어넣은 사람과 찬성하는 사람이 분명한 입장을 내놓고 함께 책임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순실씨가 사용했다는 태블릿 PC와 관련, “큰 시작과 발단이 거기서 시작됐는데, 입수 경위를 포함해 사용 방법도 모른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내일(9일) 탄핵을 국회에서 처리한다면 하루 앞두고서라도 이런 부분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 탄핵 소추안 표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 의원들은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비박’ 계열 의원들을 상대로 읍소와 압박을 병행하고 있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조원진 최고위원은 “탄핵을 하게 되면 대선 일정을 잡기가 힘든 상황이고 이리 되면 각 정당 뿐 아니라 국민들도 굉장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새누리당 의원들, 특히 비주류 의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말해 동의를 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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