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을용 "K리그 엄청 세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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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투르크 전사' 이을용(28)이 1년 만에 안양 LG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출전했다.

2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이을용은 후반 10분쯤 벤치에 교체 사인을 냈다.

운동량이 부족한 탓인지 몸이 무거워 보였지만 후배 선수들을 다독거리며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점이 돋보였다.

그는 "연습 기간이 짧고, 컨디션도 좋지 않아 좋은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복귀전 소감은.

"어제(1일) 선수들과 처음 만나 딱 한시간 발을 맞췄다. 25분 정도밖에 못 뛸 걸로 생각했는데 60분이나 뛰었으니 스스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빠르게 컨디션이 회복되고 있다."

-1년 만에 뛰어보는 K-리그는 어떤가.

"선수들의 득점력이 좋아졌고, 외국인 선수의 수준도 높아진 것 같다. 확실히 월드컵 이후 선수들의 자신감이 향상된 것을 느낀다."

-터키 리그와 K-리그를 비교한다면.

"K-리그가 거칠다고 하는데 터키는 한국보다 훨씬 더 거칠다. 선수들의 볼 키핑 능력은 한국보다 한 수 위지만 나머지는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

-안양이 두 경기 연속 네 골을 먹었는데.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마음들이 급한 것 같다. 골을 넣은 뒤 차분하게 하면 충분히 지킬 수 있는데 너무 쉽게 골을 허용한다. 스리백의 호흡도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터키에서 적응하기가 힘들었나.

"초반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했다. 팀 내에서 견제도 좀 당했다. 터키를 '형제의 나라'라고 해 잘 해줄 줄 알았는데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지금도 트라브존스포르에서 돌아오라고 간청하고 있지만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잉글랜드나 다른 유럽 클럽에서 제의가 온다면.

"언제든지 나갈 수 있지만 올해만큼은 안양에서 시즌을 마치고 싶다. 젊고 실력있는 선수들이 많아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고 본다. 아직은 좀 서먹서먹하지만 어차피 내가 맏형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

포항=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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