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유출 2천만불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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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범양상선의 고 박건석희장과 한상연사장의 외화도피 및 탈세여부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세청은 이들이 사실상 거액의 외화를 외국에 불법유출시켰음을 확인, 조사에 급피치를 올리고있다. <관계기사 2, 3, 6, 7면>
투서제보에 따른 2개월간의 내사와 21∼23일 사흘간의 조사결과 박·한씨 양쪽에서 빼돌린 외화는 2천만달러 안팎의 거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금액속에는 상당액의 리베이트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한사장등 경영진간부 5명에 대한 조사에서 외화도피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며 경우에 따라선 관계공무원에 대한 조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조사는 박·한씨의 개인과 관련된 범위에 국한시키기로 했다.
국세청은 박·한씨의 외화도피경로가 주로 해외지사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한 임원의 진술에 따라 뉴욕지사장을 지낸 김영선전무 (51) 와 83년9월부터 86년8월까지 뉴욕지사에서 근무했고 그후한때 자금담당상무를 지낸 박회장의 사위 김철영씨 (38), 그리고 회사 관리자금에 깊이 관여한 허성길전무(46)등 3명에 대해 조사를 집중시키기로했다.
국세청의 한관계자는 지난17일 내사과정에서 김영선전무를 통해 외화도피가 뉴욕지사를 통해 이루어 졌으며 또 79∼85년사이 뉴욕사무소의 운영경비가 2백50만달러에 달했다는 정보에 입각, 현재의 조사방향은 어떤 경로를 통해 얼마만큼의 외화를 어디에 빼돌렸는가에 맞춰지고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박회장이 ▲LA와 뉴욕근교 뉴저지에 저택 2채를 가지고 있고 ▲자녀드의 유학에 필요한 비용으로 회사공금 1백만달러를 유용한 혐의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한사장에 대해선 ▲캐나다 모은행에 수백만달러가 예치된 비밀구좌를 가지고 있고 ▲72년에 구입한 미국 동북부소재 대형건물과 캐나다에 상당한 규모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정보를 중시, 현지은행에 협조를 구하는 한편 미국주재세무관 2명에게 부동산의 규모와 구입연도·자금출처등에 대해 조사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또 박·한씨의 탈세및 회사공금유용에 대한 조사도 계속하고 있는데 특별조사반 일부는 청내조사실에서 확보한 관련서류에 대한 정밀조사도 병행하고있다.
한편 22일 하오에는 방석훈부사장, 김영선·허성길전무, 이문치상무등 관련임원 4명을 국세청으로 소환, 참고인진술을 받은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내사및 실제 조사결과 박회장과 한사장의 재산도피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데 한사장쪽이 박회장보다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외화도피는 주로 ▲중고배를 도입하면서 척당 10만달러씩 구입 대김의 과다계상 ▲화주에게 주는 사례금 (리베이트) 의 과당책정 ▲벙커C유등 유류구입대금 허위기장 ▲중고배·기름등의 위장구매 ▲선박운임및 하역비의 허위지불등 교묘한 수법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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