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의 2번 교향곡 수기 악보, 65억원에 낙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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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가 손으로 쓴 교향곡 2번 '부활' 악보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450만 파운드(65억원)에 낙찰됐다. 지금까지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된 악보 가운데 최고가다. 낙찰자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232쪽 분량의 이 악보엔 말러가 직접 손으로 고치거나 메모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소더비 측은 "말러가 남긴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이 악보는 그가 교향곡 2번을 작곡한 과정을 보여준다"며 "경매에 말러 교향곡 전체 악보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이 악보는 지금까지 경매에 부쳐진 그 어떤 악보보다도 중요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1895년 베를린에서 초연된 말러의 교향곡 2번은 말러가 남긴 9개의 교향곡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꼽힌다. 말러는 이 작품으로 큰 명성을 얻어 1897년 지휘자로선 최고의 영예인 빈국립오페라극장의 음악감독에 취임했다.

이 악보는 미국의 기업인이자 아마추어 지휘자인 길버트 캐플런의 소유였으나 그가 지난 1월 사망하면서 경매에 나오게 됐다. 캐플런은 뉴욕 카네기홀에서 이 곡을 듣고 매료돼 40세의 나이에 지휘법을 공부하고 이 곡을 100회 이상 공연하는 등 말러의 2번 교향곡을 연구하고 지휘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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