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보트' 쥔 비박계?…"대통령 담화에 결론 못 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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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여야 정치권의 탄핵 정국에 변수가 될까.

야 3당은 "담화는 탄핵 회피용 꼼수"라면서 탄핵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 비박계의 선택이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계는 이날 회동을 했지만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한 비박계 의원은 "박 대통령 담화에 대한 결론을 못내렸다.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해 나경원, 정병국 의원 등 20여 명이 모여 30여 분간 비공개 논의를 했다.

김 전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단 의총 논의를 지켜보겠다"고 결론을 유보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나경원 의원은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 같다"면서도 "일단 여야가 합의하는 것을 좀 지켜봐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대통령 담화 직후 "상황 변화 생긴 만큼 두 야당과 대통령 탄핵 절차 진행에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친박계도 대통령의 임기 단축 발언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대승적 견지에서 통큰 결단을 해달라"며 야당의 양보를 호소하고 있다.

탄핵 쪽으로 기울었던 비박계가 어떤 판단을 하느냐가 향후 정국의 '캐스팅 보스'로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탄핵안이 발의될 경우 의결 정족수(200명)를 확보하는 데 비박계가 최대의 변수이기 때문이다.
앞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탄핵 주도권은 비박계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승현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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