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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태반주사·비타민주사…MB 청와대엔 '없고' 박 대통령 청와대엔 '있다'

중앙일보

입력

비아그라, 태반주사, 비타민주사, 불면증 치료제….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엔 '없고' 박근혜 대통령 재임중엔 '있는' 것들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의약품 구매 목록이 상당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실은 이날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1~2012년 청와대 의약품 구매 목록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와 팔팔정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구매 목록에 없었다. 지난해 12월 청와대에서 비아그라ㆍ팔팔정 364개를 구매한 것과 대비되는 점이다. 지난주 비아그라 구입이 논란을 일으키자 청와대는 "해외 순방에 앞서 고산병 치료와 예방을 위해 처방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상희 의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2011년 7월 에티오피아, 2012년 6월 멕시코ㆍ브라질 등을 순방했으나 비아그라 구입 내역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비아그라정 [자료 약학정보원]

비아그라정 [자료 약학정보원]

감초ㆍ백옥 주사 등의 각종 주사제 구입도 박근혜 정부에 집중됐다. 이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에선 '마늘주사'로 알려진 푸르설타민주만 2012년 8월 한 차례 구입했다. 수량은 총 50개였다. 태반주사로 부르는 라이넥주, 멜스몬주는 전혀 구입하지 않았다. 감초주사(히시파겐씨 주사제), 백옥주사(루치온 주사제)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2014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박근혜 정부 시기 청와대는 이들 주사제를 410개 구매했다. 각종 비타민 주사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2011~2012년 청와대 구매 목록에는 비타민제가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2014년부터 올해까지 청와대에서 사들인 비타민 주사제는 타미풀주 등 9개 종류, 1080개에 달한다. 청와대 측은 이에 대해 "경호원 등 청와대 근무자의 건강관리를 위해 정상적으로 구매됐다"고 해명한 상태다. 하지만 김 의원은 "청와대는 어느 직원에게 언제, 얼마나 사용했는지 기록된 대장을 지금 당장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사 프로포폴이라는 의혹을 받은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는 두 정부 모두 구매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인 2011년 10월에는 10개, 2012년 10월에 10개를 각각 사들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도 2014년,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총 30개를 구입했다. 청와대는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는 신속한 기관 삽관술 시행을 위해 의무실장이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필수적인 응급 약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약한 불면증을 치료하는 '서카딘서방정'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약품 목록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약품은 2014~2016년 청와대에서 총 600개를 구입한 상황이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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