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 출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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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한국화이자제약이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를 출시했다. 화이자는 지난 23일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출시 소식을 알렸다.

호르몬수용체(HR) 양성 및 HER2 음성 타입의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인 입랜스는 세포의 분열과 성장을 조절하는 CDK(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 4/6을 선별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다.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폐경 후 여성의 일차 내분비 요법으로서 레트로졸(letrozole) 병용 또는 내분비 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여성에서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 병용요법으로 시판을 승인받았다.

화이자 항암제 사업부 이수현 이사는 “전이성 유방암은 다른 4기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존기간은 길지만, 오랜 항암 화학요법 치료에 따른 누적독성과 부작용 때문에 환자의 고충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특히 전체 유방암의 66%를 차지하는 HR+/HER2- 환자군은 지난 십수년간 1차 치료제로서 아로마타제 억제제나 항암 화학요법 외에 새로운 치료의 진전이 없었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석아 교수는 폐경 후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 165명을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서 입랜스+레트로졸 병용 투여군 및 레트로졸 단독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비교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에서 입랜스+레트로졸 병용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은 20.2개월로 레트로졸 단독 투여군의 10.2개월 대비 2배 가량 긴 것으로 나타났다(p=0.0004).

종양 축소 등 치료에 따른 질병 반응을 측정하는 객관적 반응률(ORR) 역시 병용 투여군은 55%로 단독 투여군 39%보다 높게 나타났다(p=0.047).

임석아 교수는 “이 같은 치료 성과는 조기 유방암이 아닌, 폐나 뼈 등 다른 신체부위에 종양이 전이된 4기 유방암에서 나타난 결과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호르몬 치료에 입랜스를 더한 병용요법은 호르몬 치료 단독에 비해 항함 화학요법을 시작하는 시기를 2배 이상 지연시키는 효과를 나타냈으며, 서구 국가에 비해 유방암 발병 연령이 상대적으로 젊은 국내 환자들이 가정과 사회생활 유지에 필요한 신체, 정서적 기능 및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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