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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 황새공원에서 키우던 황새, 야생동물에 물어뜯겨 죽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충남 예산 황새공원에서 키우던 천연기념물 199호 황새 2마리가 야생동물의 습격으로 죽었다. 황새공원 측은 멸종위기 2급인 '삵'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25일 예산군에 따르면 황새공원 야생훈련장에서 사육하던 황새 1마리가 야생동물에 의해 목과 가슴 등이 뜯긴 채 발견된 것은 지난 18일 오전이다. 황새공원 관계자가 공원 순찰 과정에서 죽어있는 황새를 발견했다. 이어 20일 오전에도 황새 한 마리가 야생동물의 습격을 받아 폐사한 채 발견됐다.

지난 20일 예산군 황새공원에서 삵의 습격을 받아 폐사한 암컷 황새

지난 20일 예산군 황새공원에서 삵의 습격을 받아 폐사한 암컷 황새

황새공원 측은 야생훈련장 한편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삵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훈련장에 찍힌 발자국과 폐사한 황새의 몸에 남은 이빨 자국 등도 삵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살쾡이라고도 부르는 삵은 멸종위기 야생동물이다.
호랑이 등 맹수가 사라진 뒤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었으나 생태계 파괴로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면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됐다.

예산군 황새공원에는 황새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전단계인 야생적응훈련을 해왔으며, 이번 사고로 64마리로 줄었다. 황새공원 관계자는 "전문가들과 함께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황새를 물어 죽인 야생동물은 삵일 것으로 추정한다"며 "배수로를 이용해 야생훈련장 내부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예산군 황새공원에서 삵의 습격을 받아 폐사한 암컷 황새

지난 18일 예산군 황새공원에서 삵의 습격을 받아 폐사한 암컷 황새

예산군과 황새공원 측은 야생동물의 침입에 대비해 황새사육장의 배수로를 막고 울타리 곳곳을 재정비했다. 예산군은 황새 2마리가 폐사한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삵의 발견으로 예산군이 멸종위기 동물도 서식 가능한 청정지역임을 확인했다는 반응이다.

예산군 관계자는 "멸종위기종인 황새와 삵의 야생에서 첫 충돌"이라며 "자연상태에서 삵에 의한 황새의 포식 위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고 말했다.

예산=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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