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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타고 1800도 공중회전, 주말 평창서 설원의 묘기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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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을 1년3개월 앞두고 25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에서 스노보드 빅에어 월드컵이 개막한다. 주최 측은 저장 눈을 활용해 코스 조성을 마쳤다. 공중 회전을 시도하는 스노보더의 모습을 합성한 사진. [사진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을 1년3개월 앞두고 25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에서 스노보드 빅에어 월드컵이 개막한다. 주최 측은 저장 눈을 활용해 코스 조성을 마쳤다. 공중 회전을 시도하는 스노보더의 모습을 합성한 사진. [사진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대회 시설과 운영을 점검하는 테스트 이벤트가 강원도 평창과 강릉 일대에서 잇따라 열린다. 이달부터 내년 4월까지 22차례의 국제 대회가 이어진다.

8개월간 저장한 눈으로 코스 조성
모건·오메로드 세계적 스타들 참가

올림픽 테스트이벤트의 시작은 오는 25~26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리는 2016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빅에어(big air) 월드컵이다. 최대 경사각 40도, 길이 233m에 이르는 점프대에서 스노보드를 타고 도약한 뒤 아찔한 공중묘기를 펼치는 빅에어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통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첫 선을 보인다.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3월부터 평창 알펜시아와 용평리조트 등 두 곳에서 8개월 동안 모은 ‘저장 눈’을 활용해 22일 대회 코스 조성을 완료했다.

이홍재 조직위 경기국장은 “수개월 동안 눈을 저장해 경기장 코스 조성에 활용한 건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단열재 기능을 하는 부직포 등을 덮어 모아뒀던 눈이 40% 정도 남아 코스 조성의 기초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평창 스노보드 빅 에어 월드컵 여자부에 출전하는 영국 오메로드(왼쪽)와 미국의 앤더슨.

평창 스노보드 빅 에어 월드컵 여자부에 출전하는 영국 오메로드(왼쪽)와 미국의 앤더슨.

빅에어 월드컵은 국내에선 2009년 12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도심에서 열렸던 당시엔 26만 명의 관객이 찾아 생소한 경기를 지켜봤다. 이번 대회에는 23개국 95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슬로프스타일(6개의 장애물이 설치된 경사진 슬로프에서 경기)이나 하프파이프(반 원통형 슬로프에서 경기) 등 스노보드의 다른 종목에서 명성을 떨친 스타들이다.

그 중에서도 공중회전의 달인이 가장 눈에 띈다. 빌리 모건(27·영국)은 지난해 4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공중회전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탈리아 리비뇨에서 열린 이벤트 대회에서 그는 공중에서 5바퀴를 도는 쿼드러플 콕 1800 기술을 선보였다. 스키 종목에선 세계 최초였고, 체조·다이빙 등 회전을 해야 하는 다른 종목에서도 흔치 않는 고난이도의 기술이었다.

코치의 권유로 5바퀴 회전에 도전했던 모건은 “처음엔 두려웠지만 성공하고 난 뒤엔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엔 모든 두려움들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점프하면서 넘어지고 뒹굴면서 다치기를 반복했지만 모건은 지난 3월 슬로프스타일 월드컵에선 3위, 겨울 X게임 빅에어 부문 3위를 차지했다. 모건이 5회전 기술을 성공하자 다른 선수들의 도전도 이어졌다. 맥스 패럿(22·캐나다)은 지난 1월 겨울 X게임에서 1800도 트리플 콕을 성공했다. 지난 시즌 빅에어 월드컵 랭킹 1위를 차지했던 패럿은 평창 하늘에서 모건과 회전 대결을 펼친다.

여자 선수 중에선 케이티 오메로드(19·영국)가 돋보인다. 그는 여자 스노보더로는 처음으로 지난 2014년 공중 3회전 점프 기술인 백사이드 더블콕 1080을 성공시켰다. 남자 상위 클래스 선수들도 제대로 해내기 힘든 기술이지만 오메로드는 당시 17세 나이에 가뿐하게 성공했다. 2014년엔 18세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스노보드 대회 ‘더 월드 루키 투어’에서 여자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오메로드는 “어느 누구도 갖고 있지 않은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크다. 평창 올림픽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평창 보광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월드컵에서 여자부 1위에 올랐던 제이미 앤더슨(26·미국)은 이번엔 빅에어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9개월 만에 평창을 다시 찾았다. 초등학생 때부터 홈 스쿨링을 하면서 스노보드에 푹 빠졌던 그는 겨울 X게임 4회 우승,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금메달을 통해 ‘슬로프스타일의 여왕’으로 불린다.

앤더슨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어 수가 40만명을 넘는 최고 스타다. 지난 3월 중국 야부리에서 열린 빅에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던 그는 “빅에어는 나를 돋보이게 하는 또 다른 기회다. 평창 올림픽 전에 최대한 많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빅에어 세계선수권 남자부 1위 루페 톤테리(24·핀란드), 평창 슬로프스타일 월드컵 여자부 2위에 올랐던 칼리 쇼어(22·미국)도 이번 대회에서 주목할 만한 스타들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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