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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 최태민 부녀와 얽힌 우병우 장인의 고령 인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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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인 이상달(2008년 사망) 전 기흥CC 회장의 경북 고령 인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최씨 사건의 대응을 총지휘하고 있다고 야권이 지목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 회장의 고령 검찰 인맥이 씨줄·날줄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변호 이경재, 향우회 부회장
김기춘 검찰총장 때 공안 3과장 지내
우병우 장모는 최씨와 2014년 골프

최순실씨 변호인인 이경재(67) 변호사는 이 회장이 10여 년간 회장을 맡았던 고령향우회의 부회장 출신이다. 이 변호사는 공교롭게도 1988년 김기춘 검찰총장 아래서 대검 공안3과장을 지냈다. 또 대가야골프회 회장인 정경식(79) 전 헌법재판관은 이상달 회장과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 사이다. 김기춘 전 실장과는 검찰 후배로서 92년 12월 초원복국집 사건 때 부산지검장으로 동석한 바 있다. 이 회장의 고령 인맥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일 지명한 김병준(62) 국무총리 후보자도 포함된다. 김 후보자는 2013년 6월 이 회장 5주기 추모행사에서 추도사를 했다.

김 전 실장을 고리로 이 회장의 고령 인맥이 최순실씨와 연결되다 보니 이들의 인연이 최태민(1994년 사망)씨 생존 당시부터 연결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육영재단 전 간부들의 증언이 대표적이다. 이 회장의 부인이자 우병우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76) 현 기흥CC 회장이 열여섯 살 차이 나는 최순실씨와 2014년 5월 12일 이전 골프를 함께 치는 등 친분이 있는 것도 이런 인연 때문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여권에선 “최태민씨가 61년 5·16 직후 경북 고령 출신 유력 인사의 도움으로 공화당 중앙위원을 하는 등 정치를 하려고 시도했다”는 증언들도 나왔다. 최순실씨의 이복 오빠인 최재석(63)씨도 언론 인터뷰에서 “63년 아버지가 공화당 서대문구 위원장을 맡아 정치 활동을 했다”며 “육영수 여사가 살아 있을 때도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두 번 정도 청와대에 들어가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정보부와 합동수사본부 자료에 따르면 최태민씨는 59년 불교청년회 부회장, 60년 한국복지사회 건설회장을 거쳐, 63년 박 전 대통령의 공화당 창당 당시 중앙위원이었다고 기록돼 있다. 65년엔 대한근민회라는 공화당 외곽 지지단체 회장을 역임했다고도 적혀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최씨가 박정희 정부 초기에 5·16 주체 세력과의 연줄로 정계에 진출할 뜻을 가졌다”며 “65년 검찰에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수배를 받자 이후 종교인으로 방향을 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경식 전 재판관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상달 회장과는 한동네에서 자라 국민학교 때부터 알던 친구 일 뿐”라며 “김 전 실장과 이경재 변호사가 최태민 부녀와 어떤 인연이 있는지는 나와 관계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경재 변호사도 “최씨 변호는 2014년 말 청와대 문건 사건 당시 전 남편인 정윤회씨를 변호한 인연으로 최씨 쪽에서 부탁해 수용한 것일 뿐 과거 인연은 없다”고 주장했다.

정효식·채윤경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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