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트럼프는 내 생애 가장 특이한 대통령 당선인”

중앙일보

입력

 

미국 외교계의 원로 헨리 키신저(93) 전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는 내가 여태까지 봐온 가운데 가장 특이한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키신저 전 장관이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외교ㆍ안보 정책에 대해 조언한 직후다.

키신저 전 장관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만의 전략을 바탕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만큼 아무런 부담이 없다”며 “특정 그룹에 아무런 신세를 진 게 없다는 점에서 트럼프는 내 생애에 있어 가장 특이한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괴짜 기질’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닌, 선거 과정에서 특정 계층의 신세를 지지 않아 그만큼 자유로운 위치에 있다는 뜻이다.

또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때 공약을 준수하지 않더라도, 대선 때 입장을 지키라고 해서는 안 된다”며 “공약 이행을 계속 고수한다면 여러 이견이 표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신저 전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이 긍정적인 목표를 발전시켜 나갈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역대 정부가 분열되는 것을 보지 않았느냐”면서 “그런 일이 반복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리처드 닉슨과 제럴드 포드 등 과거 공화당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그는 그러나 대선 기간 트럼프식 외교정책과 해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70년대 당시 닉슨(왼쪽) 전 대통령과 외교정책을 논의중인 키신저.

70년대 당시 닉슨(왼쪽) 전 대통령과 외교정책을 논의중인 키신저.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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