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 횡령범-일본서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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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내에서 거액을 가로채 해외 도피 길에 오른 범죄자가 중간 기착지인 일본에서 일본 관계 기관의 협조로 우리 수사관에 검거돼 한국에 송환됐다.
한국은 일본과의 범인 인도 협정이 없어 범죄 후 일본으로 도피하는 범법자들의 송환을 위해 협정 체결 문제를 일본측과 협의해왔으며 그동안 인도된 법인이 1명도 없었다는 점과 관련, 이번 조치는 주목된다.
치안 본부는 9일 서울 개포동 한신 공영 사원 아파트 입주자들의 예치금·관리비 등 1억5천여만원을 빼내 출국했던 관리사무소 총무 최상형씨 (42·서울 성내동 408의 4)를 일본에서 붙잡아 하오 3시30분 동경 발 KAL기 편으로 김포공항으로 호송했다.
치안 본부에 따르면 최씨는 가족과 함께 4일 하오 2시40분 유나이티드 항공편으로 일본으로 출국해 머무르면서 8일 하오 6시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로행 항공편을 예약한 것을 확인, 최씨 가족이 이민 입국하려던 파라과이 대사관에 협조를 요청해 입국을 차단한 뒤 8일 하오 6시 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밟던 최씨를 일본 관계 기관의 협조로 한국측 일본 주재관이 설득, 호송하게 됐다는 것.
치안 본부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측과는 범죄 수사와 관련된 상호 정보 제공 등 협조 관계가 있었으나 이번처럼 일본 수사 기관이 빠른 시간 안에 최씨의 비행기 예약을 확인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적은 없었다』고 밝히고 『수사상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최씨는 서울 개포동 한신공영 사원 아파트 관리사무소 총무로 있으면서 입주자 3백64가구의 관리비·부녀 회비 등 1억5천여만원을 빼돌려 지난 4일 하오 부안·두 자녀 등과 함께 파라과이로 가기 위해 출국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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