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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벳 소재, 진주 장식 굽…화려한 신발 ‘하이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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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가을·겨울 슈즈 트렌드

① 와이드 팬츠와 어울리는 앵클 부츠. 슈콤마보니. ② 진주 디테일 굽이 멋스러운 미들 부츠 . 구찌. ③ 굽 모양이 투박한 청키 힐. 마르니. ④ 굽이 낮은 싸이하이 부츠. 스튜어트 와이츠먼. ⑤ 등산화를 연상시키는 플랫폼 부츠. 버버리. ⑥ 발목과 다리를 감싸는 앵클 스트랩 힐. 구찌. ⑦ 퍼로 장식한 스니커즈. 수사나 트라카.

① 와이드 팬츠와 어울리는 앵클 부츠. 슈콤마보니. ② 진주 디테일 굽이 멋스러운 미들 부츠 . 구찌. ③ 굽 모양이 투박한 청키 힐. 마르니. ④ 굽이 낮은 싸이하이 부츠. 스튜어트 와이츠먼. ⑤ 등산화를 연상시키는 플랫폼 부츠. 버버리. ⑥ 발목과 다리를 감싸는 앵클 스트랩 힐. 구찌. ⑦ 퍼로 장식한 스니커즈. 수사나 트라카.

패션의 조연에 머물던 신발이 올 가을·겨울(FW) 시즌에는 주연급으로 떠올랐다. 벨벳과 퍼 소재, 화려한 굽 장식, 허벅지를 감싸는 긴 부츠는 그 자체가 패션의 주인공이다. 신발 하나 잘 고르면 값비싼 외투나 핸드백에 투자하지 않고도 패션 흐름을 탈 수 있는 셈이다. 슈즈 전문가 3명으로부터 이번 시즌 트렌드 리더가 되려면 구비해야 할 신발을 추천받았다. 이제는 그만 이별해야 할 신발도 짚어봤다. 한혜연 패션 스타일리스트, 안소연 신세계백화점 슈컬렉션 바이어, 이보현 슈콤마보니 수석 디자이너가 제안하는 2016 FW 슈즈 트렌드 ‘인 앤드 아웃(In & Out)’이다.

한혜연|패션 스타일리스트


슈즈 트렌드는 패션 트렌드와 나란히 간다. 오버사이즈 재킷, 맥시 주름 스커트 같은 복고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신발 소재로 벨벳·스웨이드가 등장했다. 드리스반노튼은 2016 FW 컬렉션에서 벨벳 소재의 버건디·바이올렛 컬러 부츠를 선보였다. 이탈리아 브랜드 N21은 벨벳 소재로 가을용 샌들을 만들었다. 이번 시즌은 슈즈 디자인의 전성기라고 부를만하다. 전반적으로 텍스쳐가 풍성해졌다. 구찌는 미들 부츠 굽을 진주로 장식하고, 돌체앤가바나는 메리제인 슈즈 굽에 크리스탈 꽃을 달았다. 구두에 퍼 장식을 많이 단 것도 올해의 특징이다. 하이탑 스니커즈에 폭스 퍼(수사나 트라카)를 붙이고, 슬리퍼 발등을 퍼 소재(지방시)로 감싸기도 했다.

벨벳 부츠를 선보인 드리 스반노튼 2016 FW 컬렉션(왼쪽). 짧은 원피스에 싸이하이 부츠를 신은 모델 지지 하디드.

벨벳 부츠를 선보인 드리 스반노튼 2016 FW 컬렉션(왼쪽). 짧은 원피스에 싸이하이 부츠를 신은 모델 지지 하디드.

올해 새로 등장한 스타일로 등산화 또는 워커 모양의 레이스업 부츠를 꼽을 수 있다. 아웃솔의 볼륨이 크고 투박하지만, 오히려 여성스러운 옷 차림에 잘 어울린다. 맥시 주름 스커트, 가죽 재킷과 함께 신으면 트렌디한 가을 패션을 완성할 수 있다. 루이비통·버버리·프라다 등에서 선보였다.

부츠는 발목과 무릎 사이 미들 길이가 새 트렌드로 떠올랐다. 컬러 스타킹을 신고 미디 스커트와 매치하면 세련돼 보인다. 싸이하이 부츠도 많이 눈에 띈다. 부츠는 관리가 어렵더라도 스웨이드 소재를 고르는 게 낫다. 광택이 없기 때문에 일반 가죽보다 날씬해 보인다.

신발과 옷을 반대되는 분위기로 고르면 더 세련돼 보인다. 예컨대 요즘 유행하는 매니시한 슈트에 로퍼보다는 앞 코가 뾰족하고 굽이 가느다란 앵클 부츠를 신으면 수트의 느낌이 더 살면서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반대로 러플이 달린 여성스러운 옷에는 청키 힐(투박하고 두꺼운 통굽)이 어울린다.

이보현| 슈콤마보니 디자이너


스키니 바지가 유행의 뒤안길로 사라진 뒤 와이드 팬츠와 부츠컷 팬츠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슈즈는 하의 실루엣과 반대 양상을 보이며 발목에 꼭 붙는 앵클 부츠가 주목받고 있다. 스트레치 소재를 발목 부분에 배치하거나 양말 느낌이 들 정도로 타이트한 부츠가 인기다. 광택 있는 페이턴트 가죽, 파이톤(뱀피) 등 개성을 발끝에 집중시키는 소재들이 눈에 띈다.

드레스업 스타일을 위한 슈즈엔 여성스러우면서도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키튼힐, 미드힐이 대세를 이룬다. 미드힐은 3~6㎝ 높이의 안정감 있는 굽을 사용하는 슈즈다. 특히 구두 굽 자체를 다양하게 디자인하거나, 장식을 부착하는 등 디테일에 중점을 두고 개성을 표현한 스타일을 많이 볼 수 있다. 컬러는 드레스업 스타일에 맞게 블랙이 많이 섞인 와인, 네이비 블루, 그린 컬러 등이 주류인 가운데 포인트를 주기 위해 핑크, 밝은 회색, 머스터드 컬러 등이 과감하게 사용됐다.

올 봄 새롭게 불어온 블로퍼(백리스 슬리퍼) 바람이 겨울까지 이어진다. 슬리퍼는 여름에 신는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FW 신제품으로 블로퍼, 슬리퍼가 등장했다. 퍼 트리밍으로 겨울 느낌을 담았다. 발바닥에 닿는 부위에 퍼 디테일을 적용하고, 앞뒤가 모두 오픈된 슬리퍼는 전체에 퍼 장식을 둘러 보는 즐거움도 더했다. 겨울용 슬리퍼와 블로퍼는 컬러 삭스와 함께 매치하면 다양하게 스타일링할 수 있다.

구두 앞코는 뾰족한 포인트 토와 사각형 모양의 스퀘어 토가 동시에 강세다. 특히 스퀘어 토는 대부분 미들 힐이어서 편안함과 스타일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다.

안소연|신세계백화점 슈컬렉션 바이어


싸이하이 부츠 유행이 이어질 전망이다. 몇년 보다 보니 눈에 익어 덜 부담스러운지, 최근 구매가 활발한 편이다. 3년 전 처음 등장했을 때는 하이힐 버전으로 출시됐는데, 올해는 굽 없는 플랫힐부터 4~5㎝ 미들힐, 하이힐까지 골고루 나왔다. 스튜어트 와이츠먼과 생로랑이 대표적이다. 데님에 모피를 걸치고 싸이하이를 신으면 금새 패셔니스타로 변신할 수 있다.

올해 급부상한 스타일은 미들하이 부츠다. 작년까지는 부츠 길이가 길거나(싸이하이) 짧았는데(앵클부츠), 올해는 그 중간인 미들 하이 부츠가 새로 나왔다. 발목에 타이트하게 붙지 않는 넉넉한 핏의 부츠여서 종아리와 발목이 상대적으로 가늘어 보이는 착시 효과를 준다.

스니커즈 트렌드도 이어진다. 올해는 아웃솔(운동화 바깥쪽 밑창)이 두껍고 디자인이 독특한 오버솔 스니커즈가 인기다. 알렉산더 맥퀸, 피에르 아르디 스니커즈가 대표적이다. 디자인이 독특하다보니 화이트 또는 블랙의 기본 컬러가 인기다.

다양한 퍼 디테일로 장식성과 보온성을 높인 신발이 많다. 지안비토 로씨, 로샤스, 구찌 등에서 퍼 달린 슬리퍼, 블로퍼, 스니커즈를 내놓았다. 신선한 컬러 포인트를 제안해 재미를 선사한다. 요즘 슈즈 트렌드에서 양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웬만한 한파가 닥치지 않는 한 양말을 신으면 블로퍼, 슬리퍼로도 가을·겨울을 거뜬히 날 수 있다. 복고풍의 영향에다 양말 패션이 과감해지면서 발목을 강조하는 앵클 스트랩 펌프스도 트렌드다. 힐 모양에 있어서는 블록힐이 강세다. 굵은 기둥 모양의 블록힐은 4㎝정도로 낮거나 플랫폼을 넣은 통굽으로도 나온다. 구두 앞 코는 뾰족한 디자인보다는 사각형의 스퀘어 토가 더 트렌디해 보인다. 로저 비비에의 스퀘어 토 블록 힐이 대표적이다.

글=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사진=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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