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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대행진」곳곳서 충돌|신민·재야, 6 대도시등서 강행|전국서 경찰5만명 동원|침묵시위에 최루탄 발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전주등 6개도시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3일낮 강행하려던 박종철군 49제와「고문추방 민주화범국민평화대행진」은 5만 경찰병력의 원천봉쇄로 열리지 못한 채 곳곳에서 시위·사과탄투척·몸싸움등 충돌이 발생했다.
또 이날 하오에는 서울대·고대·연대등 주요 대학생들이 안암동·신촌등과 종로에서 산발적으로 가두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최루탄 가스·교통두절 등 곳에 따라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관계 기사 3, 6, 7면>

<신민·재야 시위>
낮12시쯤 신민당 조순형·고재청·박일의원 등 국회의원·당원 1백여명이 양손에 태극기를 들고「고문추방 민주화범국민평화대행진」이라고 쓴 대형 플래카드를 앞세운 채 파고다공원을 향해 침묵 행진하다 공원에서 1백m쯤 떨어진 곳에서 경찰이 사과탄을 던지며 제지하자 해산했다.
같은 시간 단성사 건너편 서울극장 앞에 모인 신민당의원·당원등 50여명도 국일관쪽 인도를 따라 공원으로 향하다 최루탄 저지로 해산됐다.
경찰은 신민당의원·당원등이 정오쯤 근처 종각·단성사등에서 행진을 벌이자 낮12시10분부터 파고다공원앞 인도에 경찰 3백여명을 배치, 일반인의 통행을 금지시켰다.
또 종로2가 랜드로바 판매점앞에서 신민당 김봉욱의원등 신민당의원 5명과 김병오 민추협부간사장등 6명이 1백m쯤 떨어진 파고다공원을 향해 행진하다 10여분만에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김의원등은 검은색 십자가가 그려진 흰마스크를 쓰고 태극기를 흔들며 행진도중「고문추방 민주화범국민평화 대행진에 즈음하여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유인물을 뿌리고「독재타도」「고문추방」이라고 쓴 리번이 달린 오색풍선 50여개를 하늘로 띄워 보내기도했다.
경찰은 김의원등의 주변에 인파가 1천여명으로 불어나자 최루탄 8발을 쏘아 10분만에 시민들을 강제 해산시켰다.

<승차 시위>
낮 12시55분쯤신민당 김한수의원이 파고다공원 앞길에서 자신의 충남 1가 4455 레코드로 열 승용차를 탄 채 태극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김의원은 종로3가에서 차편으로 공원앞에 도착, 차창밖으로 태극기를 내밀어 흔들며 5분여동안 시위를 벌이다 낙원상가쪽으로 돌아갔다.
같은시간 김의원과 함께 민추협회원 1명이 서울4라1667호 마크V승용차를 타고 파고다공원 앞길에서「국민승리」「독재추방」등이라고 쓴 리번이 달린 오색풍선 50여개를 하늘로 띄워보내며 침묵 차량행진을 벌이다 5분여만에 돌아갔다.

<마구잡이 연행>
김창근민추협부의장등 민권협관계자 20여명과 조계종 승려·신도 등 1백50여명은 낮 12시 서린동 연다방앞에 집결, 관광공사∼동아 투자 금융 등을 거쳐 명동 쪽으로 행진하다 을지로입구 두산빌딩 앞에서 경찰의 제지를 받고 강제 해산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최주영 민추협편집국장(46) 등 시위 참가자 20여명을 연행하면서 때마침 점심식사를 하러 나온 부근 사무실직원들까지 마구잡이로 연행, 항의를 받았다.
낮12시40분쯤 종로2가 태극당 앞길에서 김상현씨와 신상우·조윤형씨등 1백여명이 행진을 하려는 순간 경찰이 최루탄 4발을 발사, 흩어지자 김상현씨와 서호석민추협부주간·김정중민추협 기자및 시민등 70여명을 대기시켰던 버스2대에 태워 연행해갔다.
이때 태극당 뒷골목에서는학생들을 잡으려는 경찰50여명과 도망가는 1백여명의 학생들이 숨바꼭질을 했으며 안양시민 권용환씨(24·회사원)는 낮12시43분쯤 태극당앞에서 경찰에 끌러가다가 시민들이 고함을 질러 풀려났다.
하오1시40분쯤 서울관철동 골목입구에서 학생·시민등 2백여명이「군부독재타도하자」「종철이를 살려내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시작한지 3분만에 경찰의 최루탄 발사와 강제연행으로 해산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신민당 여경규총무국장(46)과 대학생 이정식군(21·연대영문2)등 30여명을 무차별 연행했다.
경찰은 연행자 1명에4∼5명씩 달라붙어 허리춤과 팔·다리·머리채등을 붙잡고 질질 끌다시피 연행해 지켜보던 시민들이 야유와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한편 이민우 총재 등 총재단은 상오11시30분 태극기를 앞세우고「독재타도·고문추방」이라고 쓴 고무풍선을 든 채 중앙당사를 출발하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행진에 실패, 당사 앞에서 애국가를 부른 뒤 간단한 약식추도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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