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영덕 고속도로 뚫리면…내륙 오지 청송·영양 ‘천지개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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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 속 섬’으로 불리는 경북 영양·청송과 동해안 영덕에 고속도로 시대가 열린다.

공사 막바지…다음달 23일 개통
기존 3시간20분서 1시간으로 단축
“경북 신도청시대 사통팔달 핵심”

한국도로공사는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다음달 23일(잠정) 개통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고속도로는 경북 북부의 가장 낙후된 지역을 연결한다.

경북도는 지난 10일 상주∼영덕 고속도로 건설 현장을 답사했다. 주민의 기대가 큰 만큼 예정대로 개통할 수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서다. 현장을 답사했던 서성백 경북도 도로철도공항과 주무관은 “본선 포장이 완료됐고 갓길 포장 등이 마무리 단계에 있었다”며 “연말 개통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영덕 고속도로는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총사업비 2조7000억원을 들여 107.6㎞, 왕복 4차로로 신설된다. 현재 공정률은 95%.

이 고속도로는 상주∼안동 구간은 아스콘으로, 안동∼영덕 구간은 콘크리트로 포장되고 있다. 상주∼안동은 눈이 오면 잘 녹을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한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산악지대가 많아 터널과 교량이 전 구간의 40%를 차지한다.

상주∼영덕 고속도로는 넓게 보면 동서4축 고속도로의 동쪽 구간이다.

동서4축은 서해안 충남 당진에서 출발해 동해안 경북 영덕으로 이어지는 동서 횡단 고속도로다. 길이만 298.8㎞에 이른다. 이종길 한국도로공사 상주안동사업단 차장은 “상주∼영덕 구간이 개통되면 동서가 완전히 이어진다”며 “경북과 충남의 교류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경북 서북부에 위치한 상주에서 동해안 영덕까지 소요 시간은 기존 3시간20분에서 1시간으로 크게 단축된다. 또 그동안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이용한 뒤 다시 혼잡한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는 불편도 덜게 됐다. 물류에 숨통이 트이면서 영양고추·청송사과·영덕대게 등 농·수산업의 획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최대진 경북도 건설도시국장은 “상주∼영덕 고속도로는 신도청 시대 경북의 ‘사통팔달 전(田)자형 도로 교통망’을 구성하는 핵심”이라며 “도내 균형개발을 촉진할 것”이라고 했다.

고속도로 개통에 가장 들떠 있는 지역은 노선의 동쪽 끝 영덕군이다. 영덕군은 개통에 맞춰 고속도로에서 동해안으로 이어지는 연결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고속도로 영덕 진출입로에는 송이 등을 판매하는 농산물종합프라자센터·음식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셰프인 에드워드 권은 영덕지역 특산물인 대게·황금은어·송이를 소재로 7가지 메뉴를 개발 중이며 이미 영덕대게 햄버거와 만두를 선보였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 40년 동안 막혀 있던 청송 주왕산과 영덕 바닷가를 이어 줄 진입로·주차장도 달산면 용전리에 공사 중이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영덕 바닷가를 찾는 관광객이 연간 800만∼1000만에 이르고 주왕산은 200만∼300만이 된다”며 “주왕산과 영덕이 고속도로를 통해 관광으로 ‘윈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속도로 개통에 앞서 다음달 17일엔 상주∼안동 구간에서 자전거타기 대회가, 18일엔 안동∼영덕 구간에서 마라톤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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