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현대중공업…6개 회사로 쪼개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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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중공업. [사진 현대중공업]

울산 현대중공업. [사진 현대중공업]

‘공룡’ 현대중공업이 6개 회사로 쪼개진다. 덩치를 줄이고 사업별 독립회사 경영체제로 전환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중공업은 15일 주요 사업에 대한 분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재편을 통한 핵심사업 육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기존 현대중공업을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는 사업분사 안건을 의결했다. 현재 본부로 나뉘어 있는 경영 구조를 각각 별도의 회사로 만들어 독자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독립경영 체제를 확립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그동안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각 부문별 핵심사업을 적극 육성하는데 모든 역량을 모을 것으로 이번 분사가 이를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현대종합상사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자원개발의 계열분리를 진행했다. 현대아반시스는 매각했고 호텔사업 독립경영 체제를 만들었다. 이밖에 현대커민스, 독일 야케법인, 중국 태안법인 청산도 추진해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그동안 성격이 다른 사업들을 현대중공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운영해 왔지만 조선 위주의 사업 운영으로 비효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매출 비중이 적은 사업체는 소외돼 독자 경쟁력 확보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업 분사는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의 마지막 단계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이를 선제적으로 실천함으로써 대외신인도를 높이고 미래 경쟁력 확보를 통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기존 차입금을 분할되는 회사에 나누어 배정한다. 현대중공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해 부채비율을 100% 미만으로 낮춘다는 목표다. 6개 독립회사 중 규모가 큰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은 4개의 회사는 차입금 배정이 가능한 사업분할 방식으로 분사한다. 규모가 작은 그린에너지와 서비스는 현물출자 방식으로 독립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분사는 위기극복은 물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이제 현대중공업그룹은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새롭게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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