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학 편입정원 절반 축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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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학 편입학제도가 크게 바뀌어 이르면 내년부터 편입학 정원이 현재의 절반으로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한해 두번 실시되는 정원 내 일반편입(3학년 입학)이 한차례로 줄어들고 1~2학년 제적자(자퇴자.미등록자.성적불량제적자)수만큼 뽑던 편입학 인원도 2학년 제적자 수만큼으로 축소된다는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30일 "대학 편입학제도 변경안을 다음달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방대생들이 편입학을 통해 수도권대학으로 대거 옮기면서 지방대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편입학제도가 바뀌는 것은 이번을 포함해 세번째다.

교육부는 1995년 말 학생들의 대학선택권을 확대해 준다는 명목으로 ▶입학정원 가운데 재학생을 제외한 수만큼을 편입으로 뽑거나▶휴학생이 빠져나간 자리도 편입생으로 채우게 했다.

그러나 99년 지방대 공동화 현상이 심해지자 2학년 편입학을 금지하고 모집인원을 1~2학년 제적자 수로 한정했다.

전국 대학의 편입생수는 95년 이전 5천명에 불과하다 98년 8만명으로 불어난 뒤 지난 1학기엔 3만3천9백74명으로 급감했다. 교육부는 앞으로 그 규모를 더욱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편입학을 준비해온 대학 휴학생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지방대를 다니다 휴학한 뒤 6개월째 편입학원에서 시험을 준비해온 정모(23)씨는 "한해 수만명이 준비하는 대입 편입학제도를 손바닥 뒤집듯 바꾸면 어떻게 하느냐"며 "제도 변경에 앞서 몇년간 유예기간을 줘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방대들도 한 학기에 1만5천여명 정도를 뽑았던 편입 모집이 어려워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1학기의 경우 지방대는 편입학으로 2만2천1백16명을 모집했으나 정원의 71.5%(1만5천8백21명)만 채웠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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