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으로 KB 상대한 부용찬 "재미있고 긴장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월. 리베로 부용찬(27)은 데뷔 후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삼성화재가 FA 이선규의 보상선수로 그를 지명한 것이다. 다섯 달 만에 친정팀을 처음 상대한 경기, 부용찬은 코트를 날고 또 날았다. 승리도 삼성화재와 부용찬의 것이었다.

삼성화재는 3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2016-2017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3연패 뒤 3연승을 달린 삼성화재는 3승3패(승점10)를 기록하고 1라운드를 마쳤다. 부용찬은 이날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평소보다 더 뛰어난 리시브(성공률 65.00%)로 공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장기인 디그도 쏟아졌다. 디그 1위인 그는 9개의 스파이크를 받아내 랠리로 연결했다. 상대적으로 이선규는 4득점(블로킹 1개, 유효블로킹 7개)으로 평범했다.

경기 뒤 만난 부용찬의 표정은 밝았다. 원정팀 선수로 처음 구미를 찾은 그는 "신경을 안 쓰려고 했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평소보다 더 긴장했다. 몸이 붕 뜬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더 잘하려는 마음 때문인지 몸이 굳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나마 편하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었던 5년간 한솥밥을 먹어 KB손해보험 선수들의 스타일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승리를 거뒀지만 부용찬은 만족하진 못했다. 그는 "내가 아는 것들을 선수들에게 많이 알려줬다. 내가 잘 했다기보다는 팀이 전체적으로 경기를 잘 풀어갔고, 다른 선수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보상선수였기 때문에 더 잘 하고 싶었다. 다음엔 더 잘 하고 싶다"고 했다.

부용찬이 5개월 동안 느낀 삼성화재는 어떤 곳이었을까. 그는 "형들이 먼저 분위기를 끌어주는 게 조금 다른 것 같다. 팀이 잘 안 될 때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중요한데 선배들이 잘 아는 것 같다. 3연패 뒤 반등할 수 있었던 것도 그래서였다"고 웃었다. 부용찬은 "두루두루 친한데 제일 가까운 건 아무래도 동갑인 (류)윤식이다. 궁금한 게 있으면 (김)명진이에게 물어본다"고 웃었다.

구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