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불안감 커지면서 증시 '암흑천지'

미주중앙

입력

연방수사국(FBI)이 대선 일주일을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재조사 방침을 밝히면서 대선 불확실성이 커지자 증시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월가에서는 뉴욕 증시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불안한 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공포지수' 엿새 연속 급상승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클린턴 승리로 이미 반영된 탓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달 31일 전날보다 5.62% 오른 17.08을 기록하며 엿새 연속 치솟았다.

변동성 지수는 30일 동안 S&P500지수가 얼마나 변동할지를 예측한다. 이 지수가 17.08이란 얘기는 투자자들이 한 달간 S&P500지수가 약 17.08% 정도 등락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다.

CNN머니의 공포&탐욕 지수도 1일 21을 나타냈다. 이는 투자자들이 극도의 공포 상태에 있다는 의미로 이 지수는 일주일 전만 해도 중립을 의미하는 48을 기록했다.

공포지수가 급등한 것은 지난달 28일 FBI가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이로 인해 당초 클린턴의 압승으로 흐르던 대선 판도는 초박빙 상황으로 바뀌었다.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격차가 1%포인트까지 좁혀졌으며 급기야 1일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역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FBI의 클린턴에 대한 재조사를 '블랙스완급' 이벤트라고 표현했다. 블랙스완은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만 한번 터지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키는 사건을 뜻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레이더들이 클린턴이 승리할 것이라고 베팅하면서도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 우려 등도 있지만 대선 불확실성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브링커캐피털의 토마스 윌슨 선임 투자 매니저는 "지지율 격차 축소는 시장을 불안하게 만든다"며 "이미 클린턴 후보가 승리하는 것으로 가격에 반영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는 시장이 싫어하는 것"이라며 "선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장은 뚜렷한 방향성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퍼스트 스탠더드 파이낸셜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기간에 접어들었다"며 "트럼프 승리가 예상된다면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기게 되고 단기적으로 승자는 아무도 없는 상황이 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1일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05.32포인트(0.58%) 하락한 1만8037.10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35.56포인트(0.69%) 떨어진 5153.58을, S&P500지수 역시 14.43포인트(0.68%) 하락해 2111.72를 기록했다.

김현우·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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