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내가 총리? 쓸데없는 상상. 박 대통령이 그렇게 할 리도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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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는 31일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와 관련, "시민들의 촛불집회 상황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은 총리 세우고 각료 몇명 교체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려 하겠지만 앞으로 시민들의 촛불집회 상황이 변수가 될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정기국회가 끝날 무렵엔 친박 20명 정도 남기고 쪼개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자신을 총리로 추천한 데 대해 "쓸데 없는 걱정과 상상을 하지 말라. 박근혜 대통령이 그렇게 할 리도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야당 제안이 없었으면 (거국내각은) 새누리당이 얘기도 안 꺼냈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립서비스"라고 일축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통령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데 총리가 뭘 할 수 있냐"며 "헬렐레한 사람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야당 대선주자라는 사람들이 한 치 앞도 못보고 거국내각 소리를 했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감안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제 와서 말을 바꾸니 사드 배치 때와 똑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박 대통령 탄핵 가능성에 대해선 "탄핵은 야당이 의결 정족수를 못 채워 어림없다"며 "(박 대통령이) 궁지에 몰려 그만두지 않는 한 절대 알아서 거취 결정은 안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번 '최순실 게이트'는 과거 측근 게이트와 달리 대통령이 직접 연루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며 "대통령 스스로 이번 사태를 잘 봐야 하는데도 아직 사태 파악을 못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전날 청와대 인사와 관련해서도 "정무수석이 가장 중요한데 비워두고, 당장 검찰 수사가 급하니까 민정수석만 인사를 냈다"고 꼬집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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