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검찰이 부르면 가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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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씨가 28일 변호인을 통해 “검찰이 부르면 귀국해 조사에 응하겠다. 또 범죄 행위가 드러나면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최씨와 딸 정유라(20)씨 변호를 맡은 이경재(67)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씨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으로 인한 사태의 엄중함을 잘 알고 있다. 검찰에서 소환을 통보하면 출석해 적극 협조하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진술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경재 변호사 통해 밝혀
“위법 있으면 처벌받을 것
딸에겐 관용 베풀어 달라”

이 변호사는 “최씨는 자신에 대한 사회적·도덕적 질책 역시 가슴에 새기고 있으며 실정법상 위법이나 범죄 행위가 있으면 달게 (처벌을) 받고자 하는 각오”라고 했다.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774억원) 일부를 유용하고, 대통령의 연설문 등 기밀 문서를 사전에 열람·수정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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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최씨가 고발당한 3건에 대해 선임계를 냈다는 이 변호사는 최씨의 전 남편 정윤회(61)씨가 2014년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사건으로 수사를 받을 당시 변호를 맡은 인연이 있다. 지난 9월 3일 독일로 출국한 최씨가 귀국하지 않는 게 도피 아니냐는 지적에 이 변호사는 “검찰이 소환통보 한 번 안 했는데 도피가 성립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는 여전히 독일에 머물고 있다”며 “최씨는 정신적인 충격으로 건강이 매우 나빠져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고 딸 유라씨도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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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 가 선임한 이경재 변호사가 28일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2014년 이른바 ‘십상시(十常侍)’ 논란을 불렀던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때 최씨 전 남편 정윤회씨의 변론을 맡았다. [뉴시스]

이 변호사는 또 “최씨가 자신의 큰 잘못으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깊이 사죄하고 있다”며 “다만 자신의 처신과 행동으로 이제 20세밖에 안 된 딸이 세상에서 모진 매질을 받게 된 데 대해 어미로서 가슴 아파하고 있다. 딸에 대해서만은 관용을 베풀어주길 고대하고 있다”고 최씨 심경을 전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귀국 시점은.
“검찰에서 통보가 오면 일정에 맞춰 귀국할 것으로 본다.”
민감한 시기에 왜 독일로 출국한 건지.
“가슴 아픈 사생활(일)이 있다. 딸(정유라) 관련이다.”
최씨는 혐의를 부인하나.
“현재는 의혹만 있고 그 의혹 전체를 최씨가 다 뒤집어쓴 상황이다.”

이 변호사는 청와대 중요 문서들이 담긴 태블릿PC가 최씨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그게 가장 큰 쟁점 아니겠느냐. 기존 인터뷰에서 입장이 바뀌었겠느냐”고 답했다.

최씨는 지난 2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태블릿PC는 나의 것이 아니다. 갖고 있지도 않고 쓸 줄도 모른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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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날 최씨 소환 계획과 관련해 “최씨 측과 접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혀 소환 절차에 들어갔음을 내비쳤다.

현일훈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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