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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최태민 부녀가 대 이어 영향력 행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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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 언론이 최순실 사태와 한국의 외교 정책을 연관 지으며 부정적으로 보도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8일 최순실 사태에 대해 “최근 2년간 한국의 충동적이고 감정적 경향의 외교 정책이 최씨의 영향이 아닌가”라며 의문을 표시했다.

환구시보 “대통령 여자친구 스캔들
한국 충동적 외교, 최씨 영향 아닌가”

환구시보는 ‘박근혜의 마음속 그림자가 한국에도 드리웠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최순실 사태를 ‘구이미(閨密·친한 여자친구) 스캔들’로 규정했다. 사설은 “최씨는 박 대통령이 부모를 모두 잃은 뒤부터 박 대통령의 ‘구이미’가 됐다. 박 대통령은 미혼에 자녀도 없어 고통과 긴 고독 속에서 최씨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했다”고 전했다. 이어 “친구 사이의 정(情)으로 국가 최고 기밀을 유출했다면 이는 한국의 대통령 제도를 위반한 것”이라며 “최씨가 박근혜 정권에 개입한 수준이 어디까진지 아직도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관영 신화사, 신경보 등도 ‘구이미 스캔들’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일본에 이어 중국 언론까지 최순실 사태를 부정적으로 보도하면서 한국의 외교 정책에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이 박근혜 정권의 외교 정책에 의문을 표하면서 한국의 외교적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서울발 기사를 통해 “민간인에 불과한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할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최씨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NYT는 “최씨는 고(故) 최태민씨의 딸로 부녀가 대를 이어 박 대통령과 관계를 맺고 있다”며 2007년 7월 20일자 주한 미국대사관의 외교 전문을 인용해 “최태민씨는 ‘한국의 라스푸틴(요승)’으로 불리며 과거 박 대통령의 심신을 지배했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를 이어 딸인 최씨가 똑같은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야권은 최씨가 무속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방송은 최순실 사태를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에 비유했다. CNBC는 “중요한 국가 기밀이 아무런 통제 없이 외부로 유출된 점이 비슷하다”며 “박 대통령은 이번 사태로 하야 여론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백민정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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