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양명문시인 「사부곡」펴낸-극작가 김자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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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33년간을 한쌍의 다정한 연인처럼, 영혼의 깊은 정을 나누는 스승과 제자처럼 살아 온 작고시인 양명문씨와 극작가 김자림씨(60)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부르지 못한 이름 당신에게』라는 수기로 엮어져 나왔다.
가곡화된 시 『명태』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양시인이 근무력증으로 별세한 것은 지난85년11월. 당시 문단은 항상 베레모에 단장을 짚고 명동거리를 활보하던 마지막 로맨티스트의 떠나감을 애석해했고, 부인 김씨는 극작가로서의 길로 인해 아내로서의 역할이 소홀했다는 자책감때문에 더욱 아품을 겪어야했다.
김씨는 『그분이 먼길을 떠나는 순간 생전에 단 한번도 부르지 못했던「여보」라는 말과 함께 오열이 터져나왔습니다. 문학의 스승으로 맺어졌기 때문에 늘 「선생님」으로만 그이를 불러왔읍니다.』라고 자신의 심정을 술회한다.
김씨는 이책을 통해 6·25동란이 한창이던 부산피난시절에 13년연상이자 문단 대선배인 양시인과 결혼, 가난하지만 진솔한 보금자리를 꾸몄던 지난날을 애잔하게 그리면서 사랑의 실체가 무엇인지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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