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 '늑장 출동' 항의 시민들 수갑·구금 논란

중앙일보

입력

 
경찰이 늑장 출동에 항의한 시민들에게 수갑을 채워 논란이 일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24일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욕설을 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이모(56)씨와 강모(4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10시5분쯤 이씨는 "전주시 동산동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여중생 5명이 다른 여학생 1명을 몰아세우며 욕설을 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25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하자 이씨는 "파출소 거리가 불과 500m인데 왜 이렇게 늦느냐"며 항의했다.

경찰은 여학생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부모의 동의를 받아 귀가 조치했지만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이씨에게 수갑을 채웠다. 이에 이씨와 함께 있었던 강씨가 "학교폭력을 신고한 사람에게 수갑을 채우는 게 말이 되느냐"며 경찰관을 밀치자 경찰은 강씨도 수갑을 채웠다. 이들은 유치장에 12시간 넘게 구금됐다.

경찰 관계자는 "비슷한 장소에서 동시에 신고가 2건이 들어와 확인하는 과정에서 출동이 늦었다"며 "이씨와 강씨가 술에 취해 욕설을 하고 과격한 행동을 보여 불가피하게 체포했다"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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