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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성을 위해 브렉시트까지 반영…축구감독 게임 '풋볼매니저 201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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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매니저 2017. [사진 스포츠 인터랙티브]

요즘 게임은 현실감있게 만들기 위해 사실성에 신경을 많이 쓴다. 감독이 돼 실제 축구팀을 운영하는 내용의 시뮬레이션 게임 ‘풋볼매니저(Football Manager)’이 대표적인 극사실주의 게임이다.

이 게임엔 전 세계 거의 모든 리그와 30만 명의 축구 선수 데이터가 들어 있다. 매우 현실적이기 때문에 그만큼 중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 게임의 내년 버전은 사실성을 위해 영국의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상황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영국의 텔레그래프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은 내년 3월 유럽연합(EU)과 리스본 조약 50조 협상을 시작한다. 50조는 EU 회원국 탈퇴에 관한 규정이다. 영국이 어떻게 유럽연합을 탈퇴하는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풋볼매니저의 제작사 스포츠 스포츠 인터랙티브(Sports Interactive)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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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인터랙티브의 스튜디오 감독을 맡고 있는 마일스 제이컵슨(사진)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전문가를 불러 어떻게 반영해야할지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풋볼매니저 2017에선 EPL 감독을 선택한 플레이어는 트레이드 시즌 때 세 가지 상황 중 하나를 맞닥뜨리게 된다. ①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 ②축구 선수 예외 ,③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 등. ‘소프트 브렉시트’에선 지금과 차이가 없다. EU 국가 출신 선수들은 EPL에서 자유롭게 뛸 수 있다.

‘축구 선수 예외’에선 영국 이외 EU 국가 출신 선수들은 연예인(entertainers)으로 분류돼 취업 허가를 손쉽게 받을 수 있다.

가장 곤란한 게 하드 브렉시트다. 영국 이외 EU 국가 출신 선수들은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취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EPL 감독들은 프랑스 국적의 드미트리 파예트(웨스트햄 유나이티드)나 은골로 캉테(첼시)를 트레이드해오는 게 어렵게 된다. 풋볼매니저 2017에서 말이다.

제이컵슨은 “나는 지금 그대로의 EPL을 사랑한다”며 “만일 영국 이외 국가 출신의 선수가 EPL에서 뛰는 게 힘들어지면 EPL에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선수들이 외국 출신 톱 플레이어보다 실력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브렉시트는) 영국 국민에게 득이 될 수도 있겠지만, EPL에겐 좋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며 “사람들은 암울한 전망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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